기억 속에 사라진 400만 조회수 주인공, 임재윤을 아시나요?

입력
2024.09.18 12:36
수정
2024.09.18 12:44
 

[점프볼=배승열 기자] 잊힌 유망주가 다시 농구화 끈을 묶었다.

4년 전, 인터넷에 전국 랭킹 1위 초등학교 선수가 소개됐다. KBL 레전드와 1대1에서 슛이면 슛, 드리블이면 드리블을 자랑했고 3x3 스타 박민수와도 1대1을 펼치며 놀라운 재능을 보여줬다. 해당 영상은 400만 조회수를 기록했고 3,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영상 속 주인공은 전주 송천초 에이스 임재윤.

임재윤은 초등 무대에서 꾸준한 득점력을 자랑했고, 2019년 윤덕주배에서는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MVP를 수상하며 한국 농구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로 주목받았다. 그런 임재윤은 탄탄대로를 달리는 듯했지만, 중등 무대에서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했다. 어린 임재윤은 마음의 벽을 느꼈다.

"마음대로 농구가 되지 않았다"고 입을 연 임재윤은 "학년이 올라가면서 키도 크고 잘하는 친구들이 나오는 데, 나는 멈춰 있는 느낌이었다. 벽을 느꼈다"고 당시를 말했다.

그렇게 중학생 임재윤은 농구화를 벗어던지고 정든 코트를 떠나 교실로 돌아왔다. 하지만 임재윤은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던 농구를 지우기에는 너무 사랑했다. 그런 아들을 바라보던 아버지는 사방팔방을 다니며 아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왔다.

"공부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운동을 다시 고민하고 있을 때, 아버지께서 '다시 농구를 해볼 거면 알아보겠다. 전주가 아닌 다른 데 가도 괜찮겠냐?'고 하셨다. 그렇게 한 번 더 마음을 먹었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해보겠다고 아버지와 약속했다"고 말했다.

임재윤은 그렇게 고향 전주에서 240km가 넘게 떨어진 김해에서 새 출발을 준비했다. 김해가야고 2학년 임재윤(182cm, G)은 그렇게 풀어헤친 농구화 끈을 꽉 동여맸다.

임재윤은 "솔직히 크게 다가왔다. 어린 시절 큰 관심과 사랑 속에 전주 거리에 나가면 가끔 알아보고 응원해 주신 분들도 많았다. 당연히 기분도 좋고 감사했는데, 다른 한편으로 앞으로 더 잘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압박과 부담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부모님과 코치님뿐 아니라 조효현 코치님도 조언과 격려를 해주셨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농구를 하니 몸도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고 체중도 늘어난 상태였다. 이대로는 정말 아무것도 못하겠다고 느꼈고 정신을 차리고 더 집중하게 됐다. 이전과 달리 농구에 대한 생각과 방향이 달라졌다. 앞으로 가드로서 갖춰야 될 것들을 보완하고 연습하면서 나뿐 아니라 팀도 성장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많은 사랑, 관심과 응원을 받던 선수가 한순간에 잊혔다. 어린 선수가 감내하기에는 큰 시련이었다. 그러는 사이 사춘기도 찾아왔다. 자칫 사라질 수 있던 농구 유망주는 그의 부모님과 김해가야고 윤지광 코치의 관심과 노력뿐 아니라 주변의 많은 어른의 도움 덕분에 다시 재능을 꽃피울 수 있게 됐다.

임재윤을 알린 4년 전 영상은 아직 인터넷에 남아있다. 우연히 과거 영상을 본 친구들은 임재윤에게 공유한다. 잊을 수 없고 잊고 싶지도 않은 그의 과거는 현재 그의 동기부여가 됐다.

"친구들이 장난으로 영상을 보낸 적이 있다. 그럴 때 한 번씩 훑어보고 댓글도 읽어본다. 좋은 댓글도 있고 안 좋은 댓글도 있지만, 많은 글을 보면서 자극도 받고 동기부여도 된다. 지금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힘이다."

#사진_배승열 기자, 터치플레이TOUCH PLAY 영상 캡처
Advertisement
스포키톡 새로고침
로그인 후 스포키톡을 남길 수 있어요!
첫 번째 스포키톡을 남겨주세요.
이미지 실시간 인기 키워드
  • KT 선발 전원 안타
  • 김도영 시즌 최다 득점 타이
  • 홍창기 5안타
  • 두산 4연승
  • 김민재 뮌헨 연봉 7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