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댈러스, 5차전에서도 탄력받을까?

입력
2024.06.16 18:48


댈러스 매버릭스는 지난 NBA파이널 4차전을 통해 기사회생했다. 0-3으로 시리즈를 완전히 넘겨주며 스윕 우려까지 있었으나 운명의 4차전에서 가비지타임 동반 파이널 첫승을 만들어냈다. 초반부터 무섭게 몰아친 가운데 122-84로 무려 38점차 대승을 수확한 상태다. 이는 NBA 파이널 역사상 3번째로 큰 격차다.

에이스 루카 돈치치(25‧201cm)가 29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로 제몫을 다해준 가운데 함께 원투펀치를 이루고있는 카이리 어빙(32‧187.2cm)이 21득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3차전에서의 좋은 경기력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돈치치, 어빙 외에 눈에 띄는 선수가 없던 상황에서 데릭 라이블리 2세(20‧216cm)가 11득점, 12리바운드로 든든하게 뒤를 받쳐준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비록 승부처는 아니었지만 4쿼터에서 3점슛 7개중 5개를 성공시키며 무서운 폭발력을 보여준 팀 하더웨이 주니어(32‧198cm)의 손끝이 뜨거웠던 점도 호재다. 기복은 있지만 한번 슛감을 잡으면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는 플레이 스타일상 남은 시리즈에서 슛감을 이어갈 수 있다면 큰 무기가 될 전망이다.

반면 보스턴은 쌍포 제일런 브라운과 제이슨 테이텀이 각각 10득점, 2어시스트와 15득점, 5리바운드에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경기력이 떨어진 모습으로 일찌감치 백기를 들 수 밖에 없었다. 댈러스같은 경우 원투펀치의 활약도 중요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함께 역할을 해줄 때 팀 경기력이 전체적으로 살아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돈치치는 과감한 림어택과 그 과정에서 나오는 특유의 미드레인지를 통해 보스턴 수비진을 공략했다. 3점슛이 너무 말을 안들었던 것이 아쉬운 대목이지만 어쨌거나 확률높은 공격을 연신 성공시키며 흐름을 잡아갔고 그로인해 대승의 원동력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돈치치의 돌파는 상대팀 입장에서 막기가 매우 힘들다.

일반적인 돌파의 달인들은 수비가 반응하기 쉽지않을만큼 매우 빠르게 골밑을 파고들거나 매치업 상대보다 더 높이뛰는 등 체공력에서 우위를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돈치치의 돌파는 다르다. 특별히 빠르지도 높이 뛰지도 않는다.(못한다?) 돈치치가 돌파를 시도하면 대부분 상대가 어렵지않게 따라붙는 이유다.

하지만 수비수의 견제 여부는 돈치치에게 별반 문제가 되지않는다. 포지션 대비 큰 체격과 강한 힘으로 쪽쭉 밀어내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볼 핸들링도 좋은지라 어설픈 손질은 통하지않는다. 거기에 유려한 스텝과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자유자재로 수비수의 타이밍을 빼앗아버린다. 더욱이 최고 수준의 패싱 감각을 앞세워 다지선다형이 가능한지라 오롯이 돌파에만 신경을 집중하기 어려운 스타일이다.

이날도 그랬다. 3점라인 바깥에서부터 대놓고 돌파를 시도하자 매치업 상대는 골밑까지 함께 따라왔으며 포스트 인근에도 또 다른 수비수가 버티고 있었지만 개의치않고 득점을 성공시켰다. 연속된 골밑슛 이후에는 미드레인지 점퍼를 섞어쓰며 혼선을 줬다. 하프라인보다도 훨씬 뒤에서부터 수비수를 달고 같이 뛰며 속공(?) 레이업을 올려놓는 장면은 이제는 새삼스럽지도 않다.

즈루 할러데이(34‧191cm)가 자신의 포스트업 시도를 힘으로 버티어내자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스핀무브로 제쳐버리고 골밑슛을 성공시킨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포스트업을 칠 듯 하다가 뒤로 물러나며 페이드어웨이슛을 작렬시켰고 기세가 살자 수비수 3명을 앞에달고 플로터를 올려놓았다.

공격을 성공시킬 때마다 환하게 웃는 모습이 비로소 많은 팬들이 알던 대적불가의 돈치치로 돌아온듯 싶었다. 1차전에서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29‧221cm)가 폭발하며 흐름을 보스턴으로 가져오는데 일조했다면 이날은 라이블리 2세가 댈러스에서 그런 역할을 했다. 10대 11로 뒤지던 1쿼터 초반 뜻밖의 3점슛을 터트리며 홈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트렸다.

다른 선수도 아니고 라이블리 2세의 3점슛이었다는 점에서 댈러스의 기세는 올라갔고 반대로 보스턴은 좋지않은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신바람이 난 라이블리 2세는 부지런히 코트를 누비며 공수에서 높은 에너지레벨을 과시했다. 어빙의 패스를 받아 앨리웁덩크를 찍어내리며 보스턴의 기를 죽이는 한편 다수의 공격리바운드로 댈러스 화력에 불을 붙여줬다.

2쿼터 3분여를 남겨둔 시점에서 코너에 있던 어빙의 오픈 3점슛을 봐주고 이후 공격리바운드까지 따낸 장면은 이날 그의 활동량이 얼마나 높았는지를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물론 여전히 시리즈의 주도권은 보스턴이 쥐고 있다. 1승만 가져가면 우승을 확정짓는 보스턴과 달리 댈러스는 3연승을 거둬야한다. 일단은 멀리 볼 것 없이 당장 5차전부터 잡아낼 필요가 있다. 그뒤는 그 다음에 생각할 일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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