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후벵 아모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기자회견장 천장 누수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은 23일(한국시간) "아모림 감독이 올드 트래포드의 또 다른 누수 현장을 지켜봤다"며 "기자회견 도중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는 걸 얼굴을 들어 직접 바라봤다"고 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아모림 감독이 누수를 확인하고 씁쓸하게 웃는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이를 본 데일리메일은 "예전의 명성을 재건하려는 맨유의 고충은 단순히 아모림 감독을 통해 성적 해결만이 아닐 수 있다"고 노후화로 꿈의 구장 타이틀을 잃어버린 홈구장의 리모델링이 필수라고 바라봤다.
맨유의 안방인 올드 트래포드는 한때 전세계 축구 선수와 팬이 방문하고 싶어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1909년 처음 시공된 역사로 이제는 노쇠화가 심각하다. 최근에도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 화장실 누수 장면이나 천장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간 사진 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되고 있다. 홈구장은 구단의 얼굴이라 할 수 있어 재개발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맨유 자존심에 금이 가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아스널과 경기를 마친 뒤 올드 트래포드 동쪽 관중석에 물이 쏟아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붕이 빗물을 견디지 못하고 관중석으로 폭포수처럼 떨어졌다. 올드 트래포드는 이미 2017년부터 지붕에서 빗물이 새는 현상이 보고됐고, 이 사고로 급히 공사에 나서기도 했다.
그런데 불과 반년 만에 다시 천장에서 물이 새면서 무너지는 맨유의 현 상황을 잘 보여준다는 분석이 따른다. 맨유의 재건을 위해 소방수로 나선 아모림 감독이 누수 장면을 직접 본 것도 동기가 떨어지는 대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무너지는 홈구장처럼 맨유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당일 열린 본머스와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에서 본머스에 0-3으로 패했다.
1년 만에 다시 본머스 악몽을 겪었다. 지난해 연말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홈으로 본머스를 불러 0-3으로 졌다. 이후 다시 본머스에 3연승을 달리면서 상대 전적 우위를 잘 보여줬는데 또 연말에 만나니 대패로 고개를 숙였다.
이 패배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상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6승 4무 7패 승점 22점에 머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3위 유지에 만족해야 했다. 직전 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역전승을 거두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연승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이번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한 차례도 2연승을 한 적이 없다.
맨체스터 더비 승리 흐름을 지속하지 못한 게 치명적이다. 이미 공식전 기준으로는 주중 토트넘 홋스퍼와 치른 영국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 8강에서 3-4로 져 탈락했다. 기세가 한풀 꺾인 맨유는 본머스를 잡고 반등을 노렸으나 연패에 빠지는 상황을 맞았다.
맨유는 본머스에 전반 먼저 실점하며 끌려갔다. 후반 만회를 노렸으나 자멸했다. 후반 13분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저스틴 클라위베르트를 막는 과정에서 잘못된 태클로 페널티킥을 내줘 점수차가 벌어졌다.
사기가 꺾인 맨유는 2분 뒤 세 번째 실점까지 내줬다. 또 오른쪽 수비가 뚫렸고, 단고 콰타라의 컷백을 안토니 세메뇨가 가볍게 밀어넣어 순식간에 0-3이 됐다. 맨유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3골차 패배의 악몽 같은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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