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가 발롱도르 수상에 실패하자 브라질 동료 히샬리송(토트넘 홋스퍼)이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영국 매체 '더선'은 29일(한국시간) "히샬리송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무시한 발롱도르 수뇌부를 부끄러운 사람이라고 비난했다"라고 보도했다.
2024 발롱도르 시상식은 29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테아트르 데 샤텔레에서 열렸다. 이날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거머쥔 건 스페인 국가대표 미드필더 로드리(맨체스터 시티)였다.
로드리는 2024년 한 해 동안 맨시티와 스페인 축구대표팀 일원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는 지난 시즌 클럽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하면 맨시티의 프리미어리그 4연패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우승을 이끌었다.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로드리는 2024 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해 조국의 우승에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대회 MVP까지 차지했다.
공격수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적게 받는 수비형 미드필더이기에 로드리가 수상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 있었지만, 가장 많은 표를 받으면서 로드리는 2024 발롱도르 주인으로 등극했다.
한편 로드리가 발롱도르를 수상하자 레알 마드리드와 비니시우스의 행보가 큰 논란이 됐다. 비니시우스도 올해 발롱도르 투표에서 유력한 수상 후보였지만, 로드리에 밀려 2위를 차지했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시즌 라리가 26경기에 나서 15골 6도움을 기록했다.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0경기 6골 5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비니시우스의 활약이 빛났다. 라이프치히와 16강 2차전에서 합계 스코어 2-1을 만드는 결승 골을 넣었고 맨시티와 8강 1차전에선 멀티 골로 홈에서 극적으로 3-3 무승부를 만들었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4강전에서는 김민재를 뚫어내는 움직임으로 멀티 골을 터뜨려 원정에서 2-2 무승부를 이끌었으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결승전에선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레알의 통산 14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는 지난 시즌 대회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다만 브라질 대표팀에서 비니시우스는 아쉬움을 남겼다. 브라질 대표팀으로 나선 2024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에서 브라질이 우루과이와 8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조기 탈락하고 말았다. 비니시우스는 조별리그에서 경고 2장을 받아 8강전에 결장하면서 탈락을 막지 못했다.
비니시우스도 지난 한 해 동안 좋은 활약을 펼쳐 발롱도르에 가까웠지만 최종 승자는 로드리였다. 비니시우스와 로드리 중 누가 수상해도 이상하지 않지만, 비니시우스와 레알이 로드리의 수상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축구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먼저 레알은 시상식을 앞두고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 수상에 실패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시상식에 불참했다. 따라서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포함된 비니시우스, 주드 벨링엄, 다니 카르바할은 시상식에 나타나지 않았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레알 마드리드는 비니시우스를 포함해 발롱도르 시상식으로 향하는 파리 비행 일정을 취소했다"라며 "이는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를 수상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레알이 예약한 비행기는 오후 3시 공항에서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취소했다"라며 "그들은 이미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 수상자가 아니라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엄청나게 놀랍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시상식에 레알 선수단이 모두 불참하자, 주최 측인 프랑스 풋볼도 시상식 자리에 두 선수의 명패를 빼버리는 강수를 뒀다. 레알은 올해의 팀, 그리고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지만, 모두 실제로 트로피를 받지 못했다.
더 나아가 레알 선수들은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를 받아어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레알 미드필더 에두아르 카마빙가는 SNS를 통해 "축구 정치판이다"라며 "내 형제여, 네가 세계 최고의 선수이며 어떤 상도 달리 말할 수 없다. 널 사랑해"라고 비니시우스를 지지했다.
레알과 브라질 동료 에데르 밀리탕 역시 "비니시우스 너가 최고이고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어. 최고야"라며 비니시우스를 응원했다.
심지어 비니시우스의 원소속팀인 브라질 명문팀 플라멩구도 비니시우스를 지지하며 "우리는 누가 (발롱도르) 자격이 있는지 알고 있다. 우리는 비니시우스 네가 너무나 자랑스럽다"라고 지지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레알 동료는 아니지만 브라질 국가대표 동료인 히샬리송도 비니시우스를 지지했다. 또 비니시우스에게 발롱도르를 주지 않은 이들을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매체에 따르면 히샬리송은 "오늘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브라질 국민들은 오랜만에 우리나라에 또 한 명의 선수가 세계 최고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것을 기대했지만, 불행히도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상이 수여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해하지 말아라. 로드리는 최고의 선수이며, 최고 중 한 명이 될 자격이 있다"라며 "하지만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를 수상하지 못한 건 창피한 일이며, 오늘 유일하게 잃은 건 축구뿐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프랑스 풋볼의 편집장인 빈센트 가르시아는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 수상에 실패한 이유는 표가 레알 동료들에게 분산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 투표에서 2위를 차지했고, 3위는 벨링엄, 카르바할은 4위에 올랐다.
그는 "비니시우스는 벨링엄과 카르바할이 상위 5인 안에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이로 인해 수학적으로 점수가 깎였고, 로드리에게 도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