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발롱도르의 남자 주인공은 로드리(맨체스터 시티)였다. 로드리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라리가, 슈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스페인컵)까지 3관왕의 중심축인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주드 벨링엄이라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시상식 직후 특별히 비니시우스의 발롱도르 수상 불발에 대한 뒷얘기가 무성하다. 올해부터 발롱도르 수상자가 행사 직전까지 비밀에 부쳐진 가운데 비니시우스의 수상이 유력하다는 루머가 나오기도 했지만, 수상의 영광은 로드리에게 돌아갔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시즌 39경기에서 24골 11도움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축구 전문 매체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를 도둑 맞았나’며 팬 투표에 올리기도 하고, ‘발롱도르를 수상하지 못한 최고 선수의 시즌’ 리스트에 비니시우스를 포함시키는 등 논란이 이어진다.
이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도 수상자들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던 시즌이 적지 않다. 메시가 통산 8번째 발롱도르로 최다 수상 기록을 스스로 갈아치운 지난해 시상식에서도 2위였던 엘링 홀란(맨시티)의 활약상이 가려진 면이 없지 않다. 홀란은 2022~2023시즌 EPL과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득점왕에 오르며 우승까지 이끌었으나, 카타르 월드컵에서 7골 3도움을 올리며 아르헨티나에 36년 만에 우승을 안긴 메시의 임팩트가 너무 컸다.
사실 홀란 뿐 아니라 이 시대 최고의 축구 선수인 메시에 막혀 발롱도르 수상이 불발된 선수들이 많다. 2021년 당시 바이에른 뮌헨과 폴란드 대표팀에서 54경기를 뛰며 64골을 넣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현재 바르셀로나)와 2019년 최고의 수비수로 주가를 높인 버질 판데이크(리버풀)도 메시라는 ‘큰 산’을 넘지 못했다.
2016년과 2017년 전성기 시절 ‘메(시)호(날두) 대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현재 알나스르)가 모두 발롱도르를 품에 안았지만, 팬들 사이에 논란은 계속된다.
2003년 아스널에서 뛰던 티에리 앙리는 2002~2003시즌 리그 37경기에서 24골 22도움(공식전 50경기 31골 25도움)의 놀라운 성적을 올리고도 당시 유벤투스의 미드필더 파벨 네드베드의 발롱도르 수상에 고개를 숙였다.
2004년 발롱도르도 논란이 컸던 시즌으로 평가된다. 리그 득점왕으로 리그 우승을 견인한 AC밀란(이탈리아)의 공격수 안드리 셰우첸코가 수상자였는데, 당시에는 FC포르투를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바르셀로나에 입단한 데쿠와 바르셀로나의 호나우딩요 등 빼어난 스탯의 경쟁자들이 강력했다.
2013년 호날두에 밀려 발롱도스 수상 꿈이 무산된 프랑크 리베리는 가장 화려했던 3위로 기억된다. 당시 뮌헨에서 뛰던 리베리는 4개의 우승컵을 들면서 2013년 모든 공식전에서 52경기 22골 18도움을 기록했다. 2013년 기준 호날두는 56경기 66골 15도움, 메시는 45경기 42골 15도움으로 더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정작 수상자인 호날두는 직전 시즌에 우승컵을 하나도 들지 못했다. 그래서 발롱도르 투표에 조작설까지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