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을 떠난 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토마스 투헬 감독이 잉글랜드 축구대표팀과 연결됐다.
독일 방송 벨트(WELT)는 12일(한국시간) "투헬이 잉글랜드 축구협회(FA)와 차기 대표팀 감독을 두고 협상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협상은 이미 진전됐으며 긍정적으로 합의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만약 투헬 감독이 잉글랜드 감독이 된다면, 스벤-고란 에릭센, 파비오 카펠로 이후 역대 세 번째 외국인 감독이 된다.
독일 유력지 '빌트'도 이를 인용보도하며 "투헬은 잉글랜드에서 높은 평판을 보이고 있고 첼시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했다. 가장 최근엔 프리미어리그에서 7경기 승점 8점에 그쳐 14위에 머무르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연결됐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표팀 감독직이 더 클 것이다. 잉글랜드는 1966년 이후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다가올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UEFA 유로 2028에서의 우승을 바라보기 위한 FA의 움직임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출신 투헬 감독은 세계적인 지도자 중 한 명이다. 2009년 마인츠 사령탑으로 부임해 독일 분데스리가 감독직을 시작한 그는 2015년 분데스리가 강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지휘봉을 잡으면서 축구계에 널리 이름을 퍼트렸다.
2015-16시즌 독일축구협회(DFB)-포칼컵을 우승해 5년 만에 트로피를 선물한 투헬 감독은 선수단과 보드진과 마찰을 빚으면서 2016-17시즌을 끝으로 도르트문트를 떠났다. 2018-19시즌부터 프랑스 리그1에 진출해 파리 생제르맹(PSG)를 지휘했지만 2020년 12월에 중도 경질됐다.
PSG를 떠난 투헬은 2021년 1월 첼시 지휘봉을 잡으면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진출했다. 그는 시즌 중도 부임에도 빠르게 선수단을 장악해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끄는 기염을 토해냈다.
첼시의 통산 2번째 UEFA 챔피언스리 우승을 이끈 투헬 감독은 2022년 9월 경질당했고, 지난해 3월 바이에른 뮌헨에 부임하면서 다시 분데스리가로 돌아갔다.
당초 투헬 감독은 뮌헨과 2025년 6월까지 계약을 맺었으나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2023-24시즌을 마친 후 계약을 해지하기로 구단과 합의했다. 투헬 감독과 함께한 마지막 시즌에서 뮌헨은 어떠한 트로피도 들지 못하며 12년 만에 무관으로 시즌을 마쳤다.
뮌헨을 떠난 투헬 감독은 지난 여름 맨유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높았던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당시 맨유를 이끌던 에릭 텐 하흐 감독은 2023-24시즌에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경질 가능성이 대두됐다.
당시 텐 하흐 감독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를 8위로 마무리해다. 맨유는 텐 하흐 감독의 경질을 고려했고, 대체자들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투헬 감독과 접촉했다.
하지만 맨유는 투헬 감독과의 대화를 종료하고 남아있던 FA컵 결승전까지 텐 하흐 감독을 지켜보기로 했다. 텐 하흐 감독은 결국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결승전에서 승리하면서 FA컵을 우승했고, 맨유는 지난 7월 텐 하흐 감독과 3년 재계약을 맺으며 동행을 이어나가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텐 하흐 감독이 2024-25시즌에 부진한 출발을 보이면서 다시 경질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텐 하흐 감독 체제에서 맨유는 이번 시즌 7경기에서 승점 8점에 그치며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악의 시즌 출발을 보였다. 지난 시즌엔 7경기에서 승점 9점에 그치며 당시에도 역대 최악의 시즌 출발을 보였는데 단 한 시즌 만에 이를 경신한 셈이다.
성적 부진으로 인해 텐 하흐 감독은 언제 맨유에서 경질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 처했다. 또 텐 하흐 감독이 경질될 경우 유력한 후임으로 지난 여름 맨유 차기 사령탑 후보로 꼽혔고, 현재 소속팀이 없는 투헬 감독이 다시 떠올랐다.
그러나 투헬 감독이 맨유가 아닌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투헬 감독의 행선지가 안갯속에 빠졌다.
현재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건 리 카슬리 임시 감독이다. 전임자인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지난 7월 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스페인에 패해 준우승한 후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카슬리 임시 감독 체제에서 잉글랜드는 지난 9월 2024-25시즌 UEFA 네이션스리그B 2그룹 1~2라운드 '아일랜드-핀란드' 2연전을 모두 2-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영국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그리스에 1-2로 패하면서 정식 감독 선임 필요성이 대두됐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그리스는 지금까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한 번도 골을 넣은 적이 없었고, 지난 9경기에서 2무7패를 기록하며 한 번도 잉글랜드를 이긴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잉글랜드가 홈에서 그리스에 패하자 하루빨리 세계적인 지도자를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만약 잉글랜드 대표팀이 먼저 투헬 감독과 협상을 끝마쳐 선임 작업을 마무리 짓는다면 맨유는 텐 하흐 감독을 계속 믿거나 다른 지도자를 찾아야 한다. 투헬 감독이 잉글랜드에 복귀할 때 어느 팀의 지휘봉을 잡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