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2025년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일찍 홈런을 친 선수는 토미 에드먼(LA 다저스)이었다. 오타니 쇼헤이는 2018년 데뷔 시즌에 이어 개인 두 번째로 이른 개막 첫 홈런을 기록했다. '괴물 신인' 사사키 로키는 1회부터 시속 100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꽂으면서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다. 다저스의 완벽한 승리였다.
다저스는 1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도쿄 시리즈 개막 2차전에서 시카고 컵스를 6-3으로 꺾었다. 에드먼과 오타니, 그리고 키케 에르난데스까지 홈런을 치면서 장타력에서 컵스를 압도했다.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이 빠졌는데도 공격력에서 밀리지 않았다.


#경기 전
개막 2차전 선발 라인업은 개막전과 같다.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토미 에드먼(2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윌 스미스(포수)-맥스 먼시(3루수)-키케 에르난데스(1루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미겔 로하스(유격수)-앤디 파헤스(중견수)가 선발 출전했다. 프레디 프리먼이 이번 경기도 빠졌다. 프리먼은 18일 경기를 한 시간도 앞두지 않은 시점에서 왼쪽 갈비뼈 쪽 불편감을 이유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프리먼의 컨디션에 대해 "어제보다는 나아졌다"고 말했다. 또 "위험한 상황에 빠트리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무키 베츠의 상태를 설명할 때도 같은 표현을 썼다. 사실상 19일 경기 출전이 어렵다는 의미였다.
컵스는 포수를 미겔 아마야에서 카슨 켈리로 바꿨을 뿐 나머지 구성과 순서는 1차전과 같다. 이안 햅(좌익수)-스즈키 세이야(지명타자)-카일 터커(우익수)-마이클 부시(1루수)-맷 쇼(3루수)-댄스비 스완슨(유격수)-피터 크로-암스트롱(중견수)-카슨 켈리(포수)-존 버티(2루수) 순서다.
컵스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은 18일 3안타 1-4 패배에도 타순을 바꾸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봤다. 그는 경기 전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 타격은 변할 게 없다. 좋은 투수를 상대할 때는 실투를 공략해야 한다. 그게 야구다. 투수는 실투를 던지지 않으면 유리한 위치에 있다. 야마모토는 그런 임무를 잘 해냈다"고 얘기했다.


#오타니 쇼헤이 터졌다, 첫 홈런
개막전 첫 타석에서 신중한 타격을 했던 오타니는 개막 2차전에 다른 전략을 들고 나왔다. 초구부터 바로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다. 스틸의 초구 시속 91.6마일(약 147.4㎞)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들어오자 외야로 타구를 날려보냈다. 하지만 좌익수 햅의 수비에 걸렸다. 다저스는 에드먼이 삼진,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포수 땅볼로 잡혀 1회를 소득 없이 마무리했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타석이 돌아오지 않은 2회 선취점을 뽑았다. 스미스의 볼넷과 먼시의 2루타로 주자가 모두 득점권에 들어갔다. 여기서 스틸의 폭투가 나오면서 가볍게 선취점을 올린 뒤, 키케 에르난데스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0을 만들었다.
오타니는 두 번째 타석에서도 출루하지 못했다.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에드먼이 솔로 홈런으로 추가점을 책임졌다. 볼카운트 2-0에서 시작해 풀카운트까지 버텼고, 6구째 패스트볼이 높게 들어오자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다저스에 3-0 리드를 안기는 홈런이면서 2025년 시즌 메이저리그 1호 홈런이 에드먼의 방망이에서 터졌다.


다저스는 3-1로 앞선 4회에도 홈런으로 추가점을 냈다. 선두타자 스미스가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1사 2루에서 키케 에르난데스가 좌월 2점 홈런을 터트렸다. 스틸의 몸쪽 직구가 조금 깊게 들어왔지만 빠른 반응으로 장타를 만들어냈다. 점수가 5-1로 벌어졌다.
5-2로 점수 차가 좁혀진 5회. 오타니가 침묵을 끝냈다. 오타니는 5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컵스 강속구 투수 네이트 피어슨의 한가운데 99마일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외야에 앉아있던 관중이 홈런공을 잡으려다 놓치면서 공이 그라운드에 떨어졌는데, 심판은 홈런을 선언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역시 홈런이었다. 도쿄돔이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오타니의 첫 홈런에 고무된 팬들은 그의 다음 타석 역시 기대했다. 파헤스의 2루타 뒤 7회 2사 2루에서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서자 도쿄돔이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카운셀 감독의 자동 고의4구 사인에 기대감은 야유로 바뀌었다. 2사 1, 2루에서 에드먼이 3유간으로 좋은 타구를 날렸지만 3루수 쇼의 호수비에 걸렸다.
9회 또 한번 오타니의 타석이 돌아왔다. 9회가 삼자범퇴로 끝났다면 돌아오지 않을 수 있는 타석이었다. 로하스와 파헤스의 볼넷 덕분에 언제 또 도쿄에서 볼지 알 수 없는 오타니의 타석이 왔다. 팬들이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라이언 프레슬리가 오타니에게도 볼넷을 내주자 곳곳에서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MLB 유망주 랭킹 1위' 사사키, 빅리그 데뷔전 3이닝 1실점
사사키는 처음부터 긴 이닝 투구를 염두에 두지 않은 것처럼 던졌다. 첫 6구가 전부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1회 던진 11구 가운데 포심 아닌 구종은 슬라이더와 스플리터 각각 하나씩에 불과했다. 포심 9개의 평균 구속은 시속 99.6마일, 약 160.3㎞였다. 첫 100마일 투구는 스즈키에게 던진 초구. 사사키는 힘찬 기합과 함께 공을 뿌렸고, 전광판에는 101마일이 찍혔다.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탈삼진도 스즈키 상대로 나왔다. 풀카운트에서 던진 몸쪽 높은 공에 스즈키의 방망이가 끌려나왔다.
2회에는 구속이 떨어졌지만 실점하지 않고 버텼다. 선두타자 부시에게, 1사 후 스완슨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주자가 쌓였다. 그러나 크로-암스트롱의 유격수 직선타가 더블플레이로 이어진 덕분에 위기를 모면했다. 2회 포심 패스트볼은 평균 시속 97.8마일(약157.4㎞)로 나타났다.
그러나 3회에는 제구까지 흔들리면서 볼넷이 연거푸 나왔다. 1사 후 버티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한 뒤 햅, 스즈키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만루에 몰렸다. 터커마저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밀어내기로 실점했다. 부시와 쇼를 상대로는 마지막 힘을 짜냈다. 포심 구속을 다시 끌어올리면서 연속 탈삼진으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사사키는 3회까지 56구를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다저스는 4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로버츠 감독이 "매일 이렇게 말할 것 같다. 패스트볼 커맨드가 중요하다. 평균 이상의 스플리터를 던지는 투수인데 패스트볼을 제대로 제구하지 못하면 불리한 카운트에 몰릴 수 있다"며 주목했던 직구 커맨드는 아쉬움을 남겼다. 포심 37구 가운데 스트라이크존 안쪽으로 향한 공은 16구, 약 43%로 집계됐다.
다저스는 사사키에 이어 루이스 가르시아(1이닝 1실점)-잭 드레이어(1이닝 1실점)-랜던 넥(2이닝)-커비 예이츠(1이닝)-알렉스 베시아(1이닝)를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베시아는 9회 2사 후 터커에게 2루타, 저스틴 터너에게 볼넷을 내줘 위기에 몰렸지만 세이브에 성공했다. 다저스 불펜은 도쿄 시리즈 이틀 동안 10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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