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훌륭한 성적 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22일(이하 한국시각)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에서 1위표 30장을 독식하며 개인 통산 세 번째 MVP를 만장일치로 장식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사사키 로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사사키는 지난 2022년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연소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사사키는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전승 우승'에 큰 힘을 보탰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로부터 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사사키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한차례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했었는데, 당시에는 치바롯데 마린스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사사키가 치바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으며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하자, 논의를 통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사사키의 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사사키는 최근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센가 코다이(시카고 컵스),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등과는 입장이 조금 다르다. 25세 미만의 선수는 '프로'가 아닌 '국제 아마추어' 선수로 분류가 되는 까닭이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국제 아마추어 선수와 계약을 맺을 때 많은 돈을 쓸 수 없다. 각 구단마다 정해진 금액 내에서만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다.
따라서 사사키의 행선지는 2025년 1월 중순 이후에나 결정이 될 예정이다. 각 구단들이 국제 아마추어 선수를 영입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보너스풀(금액)'이 12월 16일에 리셋되고, 내년 1월 16일부터 새로운 계약을 맺을 수 있는 까닭이다. 사사키 입장에서도 보너스풀이 초기화된 후 최대 750만 달러(약 105억원)까지 품을 수 있는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계약을 추진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도 좋다.
현재 사사키의 유력 행선지는 LA 다저스로 손꼽힌다.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존재 때문. 특히 올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완투승을 기록할 당시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이 직접 일본을 찾을 정도로 사사키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이 정해진 보너스풀 한도 내에서 공평하게 경쟁을 펼칠 수 있는 만큼, 모든 구단이 사사키와 협상에 임할 가능성이 높고, 사사키 또한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구단을 고를 수 있는 만큼 속단하기는 이르다.
이러한 가운데 오타니가 사사키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바로 내셔널리그 MVP로 선정된 직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다. 사사키가 데뷔했을 때 이미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었지만, 지난해 WBC에서 일본 대표팀으로 한솥밥을 먹은 바 있고, 자신이 LA 에인절스를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사사키에게 (다저스 입단을) 권유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특별히 권유한 적은 없다.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그랬지만, 지난해 WBC에서 함께 뛰었던 선수와는 연락을 하고 있다. 정말 친구의 한 사람으로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다저스행을 권유하진 않았으나, 오타니는 사사키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오타니는 "나는 사사키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어느 팀을 선택하든, 사사키라면 훌륭한 성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