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은 각자가 사랑하는 부모, 연인, 자녀들을 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쏟는 선수들도 있었다.
다저스의 한국계 유틸리티 선수인 토미 에드먼도 아내 크리스텐과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그옆에는 에드먼의 어머니 모린 경아 에드먼 씨가 아버지 존 에드먼 주니어와 함께 이를 흡족한 미소로 바라보고 있었다.
“믿을 수가 없어요.”
모린 경아 에드먼 씨는 아들의 우승 소감을 묻자 감격에 젖은 표정으로 이렇게 답했다. “이런 일이 방금 일어났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지만, 우리는 그저 감사하고 너무 신난다”며 말을 이었다.
에드먼은 이번 포스트시즌 16경기에서 타율 0.328(61타수 20안타) 출루율 0.354 장타율 0.508 2홈런 13타점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특히 뉴욕 메츠와 챔피언십시리즈는 타율 0.407(27타수 11안타) 1홈런 11타점 기록하며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시즌 초반 손목 부상으로 고생했던 그이기에 감동은 더 할 수밖에 없다.
아들이 부상으로 고생하던 모습부터 가을야구에서 활약하는 모습까지 쭉 지켜봐왔던 그는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믿을 수 없다”며 지난 시간들을 돌아봤다.
에드먼은 지난해 어머니의 혈통을 따라 대한민국 대표팀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다. 올해는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미국내 최대 한인 커뮤니티가 있는 LA로 이적했다.
다저스 합류 당시 그는 ‘한인 사회를 대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남겼다. 이번 활약으로 그는 LA 한인 사회의 자랑이 됐다. 더 나아가 대한민국에서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업적을 남겼다.
에드먼 씨는 ‘아드님이 대한민국 국민들이 자랑스러워할 선수가 됐다’는 말에 놀라는 모습이었다. “한국에서도 다저스 경기를 많이 보는가”라며 되물은 그는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아들도 한국팬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생각을 전했다.
한 가지 아쉬움도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한국어 질문을 알아들은 뒤 영어로 답을 했던 그는 “내가 한국어를 조금 더 잘해서 아들에게도 가르쳤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나는 그저 아이들을 키우느라 너무 바빴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들을 클럽하우스 안으로 들여보낸 그는 짧은 인터뷰를 마친 뒤 다시 곁에 있는 가족들 곁으로 돌아갔다. 이날 하루만큼은 에드먼 가족에게 최고의 하루였다.
[뉴욕(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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