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야구 한창 늘 나이, 걱정이다"…내년은 풀타임 다짐 [인천 현장]

입력
2024.10.02 07:42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10월 1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김지수 기자)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부상으로 조기 마감했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소속팀 일정 종료와 함께 귀국했다. 몸 상태를 순조롭게 회복했다고 근황을 전한 뒤 내년 시즌 풀타임 소화를 다짐했다.

이정후는 1일 KE024 항공편으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2월 1일 샌프란시스코의 2024 시즌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위해 출국한 뒤 8개월 만에 한국땅을 밟았다.

이정후는 "재활 훈련은 다 끝났다. 구단에서 내게 제공해 준 비시즌 프로그램을 소화하면서 겨우내 몸을 잘 만들면 될 것 같다"며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던 게 아쉽다. 정신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어울리는 선수가 먼저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1998년생인 이정후는 2017년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데뷔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찼다. 타율 0.324(552타수 179안타) 2홈런 47타점 12도루 OSP 0.812로 신인왕에 올랐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10월 1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정후는 매년 무섭게 성장했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0.898로 한국 야구를 평정했다. 2022년에는 정규시즌 MVP와 2년 연속 타격왕에 오르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마추어 시절까지 이정후 자신의 이름보다는 KBO리그 역사 최고의 전설 중 한 명인 아버지 이종범의 아들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스스로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고유명사가 됐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도 이뤄냈다. 2023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태평양을 건너갔다.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 1500만 달러(약 1628억 7500만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2022년 요시다 마사타카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을 맺을 당시 조건이었던 5년 총액 9000만 달러(약 1170억 원)를 제치고 역대 아시아 타자의 포스팅 최고액 기록까지 세웠다. 

이정후는 빅리그에서 차근차근 적응 중이었다. 지난 5월 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까지 시즌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2도루 OPS 0.641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10월 1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 연합뉴스

문제는 부상이었다. 지난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 경기에서 1회초 외야 수비 중 부상을 당했다.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장타성 타구를 잡으려는 과정에서 펜스에 강하게 충돌했다.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랐지만 이정후는 정밀 검진에서 왼쪽 어깨에 구조적인 손상이 발견됐다. 여러 의료진에 재검진을 받았지만 부상 정도는 심각했다.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는 재빠르게 수술을 결정, 2025 시즌을 대비하기로 했다. 이정후는 다행히 빠르게 수술 부위를 회복했다. 이정후 스스로 "부상 전과 비교하면 현재 몸 상태가 80~90%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부상으로 너무 빠르게 마감한 부분에 아쉬움이 가득해 보였다. 샌프란시스코도 이정후의 부상 이탈과 투타 동반 부진 속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10월 1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정후는 일찌감치 2025 시즌 목표를 최대한 많은 경기 출전으로 정했다. KBO리그에서 마지막 시즌을 치른 지난해에도 발목 부상과 수술로 86경기 출전에 그쳤던 가운데 2년 연속 풀타임 소화가 무산됐다.

이정후는 "조금씩 조금씩 공이 눈에 익기 시작했을 때 다치는 바람에 너무 아쉬웠다"며 "내가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1년을 미국에 있었지만 내년에 다시 시작이다. 올해 느낀 것을 토대로 겨우내 더 열심히 준비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내년에는 부상 없이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뛰고 싶다. 내가 최근 2년 동안 풀타임을 뛰지 못했다"며 "선수는 일단 경기를 계속 나가야지 뭔가 상황이 벌어진다. 나는 야구가 한창 늘어야 하는 시기에 자꾸 (부상으로) 쉬고 있는 것 같아서 이 부분은 걱정이다. 내년에는 잘하든 못하든 일단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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