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배지환(25,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이 트리플A에만 가면 펄펄 난다. 문제는 빅리그에만 가면 안 풀린다는 것이다.
배지환은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빅토리필드에서 열린 2024 마이너리그 트리플A 루이빌 베츠와의 홈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최근 올 시즌 세 번째로 트리플A 강등을 당했고, 복귀전이었다.
배지환은 0-0이던 3회 볼넷을 골라낸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상대 포수 터커 반하트의 2루 송구 실책이 나오자 3루에 들어갔다. 이후 0-1로 뒤진 5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중월 3루타를 뽑아냈다. 우완 샘 벤스초터의 88.2마일 커터를 잘 걷어올렸다.
배지환은 올 시즌 인디애나폴리스에서 50경기를 치렀다. 187타수 66안타 타율 0.353 5홈런 26타점 36득점 13도루 OPS 0.936으로 펄펄 날았다. 반면 피츠버그에선 29경기에 출전해 74타수 14안타 타율 0.189 6타점 11득점 OPS 0.463.
111경기서 334타수 77안타 타율 0.231 2홈런 32타점 54득점 24도루 OPS 0.607을 기록한 작년만큼의 퍼포먼스도 안 나온다. 작년엔 2루수와 중견수를 겸했지만, 올 시즌 배지환은 거의 외야수로만 나갔다. 결정적으로 최근 주전 유격수 오닐 크루즈가 중견수로 옮기면서 배지환이 직격탄을 맞았다. 아이재아 키너 팔레파가 유격수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작년과 달리 벤치가 기회를 주는데 인색한 측면도 있었고, 배지환이 주어진 찬스를 못 살린 측면도 있었다. 뭔가 할만하면 부상이 그를 괴롭히기도 했다. 고관절 부상으로 시즌 출발을 제대로 못했고, 6월에는 오른 손목 염좌로 또 쉬어야 했다. 부상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고 하면 핑계지만, 그게 현실이기도 했다.
9월이다. 메이저리그도 2일부터 확대엔트리를 가동한다. 그런데 KBO리그처럼 5명씩 늘어나는 게 아니라 26인에서 28인으로 2명 늘어난다. 배지환이 피츠버그의 부름을 다시 받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만약 피츠버그가 9월에 배지환을 부르지 않으면 내년 입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피츠버그는 올 시즌 63승72패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9위다. 3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무려 10.5경기 뒤졌다. 어차피 리빌딩 팀이기도 하고, 현 시점에선 내년 구상을 어느 정도 그려놓고 움직이는 게 자연스러운 시간이다. 피츠버그는 과연 어떤 결단을 내릴까. 20대 중반에 들어선 배지환에겐 운명의 9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