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수술 잘 받았어요" 이정후 6개월 재활 돌입, SF 리드오프 난맥상 멜빈 감독 '플래툰' 돌파구

입력
2024.06.05 16:34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5일(한국시각) LA에서 왼쪽 어깨 수술을 받고 6개월로 예상되는 기나긴 재활에 들어갔다. 사진 출처=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기나긴 재활의 길로 들어섰다.

이정후는 5일(이하 한국시각) LA 컬란-조브 정형외과에서 왼쪽 어깨 수술을 받았다. 지난달 1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수비를 하다 펜스에 부딪히면서 파열된 왼쪽 어깨 관절 와순을 재건하는 수술로 그 유명한 닐 엘라트라체 박사가 집도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날 "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됐고, 회복을 위해 6개월 재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정후는 5월 13일 홈구장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전에서 1회초 2사 만루서 상대 제이머 칸델라리오가 친 큼지막한 플라이를 잡기 위해 펜스 쪽으로 달려가다 점프하면서 불펜을 막고 있는 철사 그물망에 왼쪽 어깨를 부딪히면서 크게 다쳤다.

이정후는 선취점을 주지 않으려고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를 펼친 것인데, 결과적인 타구도 잡지 못하고 시즌 아웃되는 불운을 맞고 말았다.

이정후가 지난달 13일(한국시각)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서 1회초 플라이를 잡기 위해 점프를 한 뒤 오라클파크 펜스에 부딪히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정후은 이제 6개월 재활에 들어가기 때문에 올시즌 복귀할 일은 없다. 그러나 내년 2월 중순 개막하는 스프링트레이닝에는 정상적으로 참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정후는 수술이 결정된 지난달 18일 현지 매체를 통해 "펜스에 부딪힐 때 어깨가 빠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내 루키 시즌이 이렇게 끝날 줄 정말 몰랐다. 내 야구 인생을 통틀어 가장 실망스러운 시즌이 되고 말았다"며 안타까워하면서도 "지난 한달 반은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내년 시즌을 마음에 두고 내가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잘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강한 정신력으로 돌아오겠다"며 건강한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37경기에서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10볼넷, 13삼진, 2도루, 3도루자,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 OPS 0.641, OPS+ 90의 기록을 남겼다.

이런 가운데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 이탈 이후 제대로 치는 리드오프를 찾지 못해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매체 더 머큐리 뉴스(The Mercury News)는 이날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지난 보름 동안 왜 리드오프를 6번이나 바꿨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샌프란시스코 리드오프의 현주소를 조명했다.

매체는 '시즌 첫 38경기에서 멜빈 감독은 리드오프 자리에 이정후를 30경기, 오스틴 슬레이터를 8경기에 각각 기용했다'며 '그런데 어제 브렛 와이슬리가 1번타자로 출전했다. 이정후와 슬레이터가 펜스 충돌로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 23경기에서 7번째 리드오프가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우타 리드오프 헬리옷 라모스. A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좌타 리드오프 브렛 와이슬리. AP연합뉴스


슬레이터는 이정후에 앞서 5월 11일 신시내티전서 펜스에 부딪혀 뇌진탕 증세로 부상자 명단에 먼저 올랐다. 두 선수가 빠지면서 리드오프에 무려 7명의 선수가 들락날락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하나같이 실망을 안기면서 자리를 양보했다.

대표적인 선수가 이정후의 중견수 후임인 루이스 마토스다. 그는 이정후가 다친 이튿 날부터 선발 중견수로 중하위 타선에 배치돼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하며 '이 주의 선수'로 뽑히기도 했으나, 5월 23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부터 리드오프로 나선 뒤로는 심한 기복을 나타냈다. 지난 2일 뉴욕 양키스전까지 1번타자로 10경기에 나가 타율 0.136(44타수 6안타), 3타점, 3득점, 2볼넷, 출루율 0.170에 그쳤다. 도저히 리드오프를 맡아서는 안되는 상황.

결국 3일 양키스전에는 헬리옷 라모스가 리드오프로 나가 5타수 2안타 3타점, 4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는 와이슬리가 맡아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각각 제몫을 했다. 5일 애리조나전에는 다시 라모스가 1번타자로 들어가 2타수 무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상대가 우완 선발이면 좌타자 와이슬리, 좌완 선발이면 우타자 라모스를 기용하는 '플래툰 시스템'이다.

이에 대해 멜빈 감독은 "높은 출루율을 보인 선수들을 리드오프에 내세우려 하고 있다. 최근 2주 동안 리드오프 자리가 다소 부진했다. 때로는 하위타선이 리드오프보다 높은 생산성을 보였는데, 162경기를 생각하면 전체적으로 더 많은 선수들을 리드오프로 써서 출루율을 높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정후가 빠진 뒤 잡아줄 리드오프가 마땅치 않은 현실에 멜빈 감독도 답답한 모양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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