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수원, 윤욱재 기자] 개막 14연승 행진을 달리며 정규리그 우승의 꿈을 키웠던 흥국생명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20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의 경기에서 0-3(12-25, 21-25, 16-25)으로 완패했다.
흥국생명이 셧아웃 패배를 당한 것은 올 시즌 들어 처음이다. 아울러 시즌 첫 연패 수렁에 빠지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파죽의 개막 14연승 행진을 달리다 지난 17일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에 1-3으로 패하며 일격을 당했다. 당시 다니엘레 흥국생명 수석코치의 고희진 정관장 감독 조롱 논란이 터졌고 외국인선수 투트쿠의 무릎 부상 악재까지 더하면서 흥국생명의 분위기는 어수선해졌다. 투트쿠의 정확한 복귀 시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기 전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며칠 더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졸지에 외국인 에이스가 코트에서 빠진 흥국생명은 그야말로 '난파선' 그 자체였다. 개막 14연승을 질주한 팀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경기력이 나왔다. 현대건설도 정지윤이 허리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투트쿠의 부상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흥국생명은 1세트에서 피치의 이동 공격이 통하는 한편 모마의 서브가 아웃되면서 12-14로 추격, 접전을 이어갔으나 이후 단 1점도 추가하지 못하고 12-25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위파위에 2연속 득점을 허용하면서 12-17, 이다현에 블로킹과 속공, 그리고 또 한번 블로킹을 당하며 12-22, 고예림의 서브 에이스에 12-23으로 점수차가 급격히 벌어졌다.
흥국생명이 1세트에서 김연경, 피치, 문지윤이 나란히 2득점, 이고은, 김수지, 정윤주가 나란히 1득점에 그친 반면 현대건설은 1세트에서 이다현이 블로킹 3개 포함 6득점, 위파위가 4득점, 고예림이 3득점, 모마가 3득점으로 날아다녔다.
흥국생명은 2세트에서 1세트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그렇다고 승리까지 가져간 것은 아니었다. 피치의 속공이 통하고 최은지가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14-15로 따라간 흥국생명은 위파위의 공격 득점과 블로킹 득점이 연달아 나온데 이어 양효진에 2연속 득점을 헌납하는 한편 피치의 이동 공격마저 아웃되면서 14-20으로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흥국생명이 정윤주의 백어택 득점에 이어 김수지가 상대 리시브가 흔들린 틈을 타 득점을 챙기면서 19-23으로 따라가기는 했으나 거기까지였다. 흥국생명은 2세트에서 정윤주가 6득점, 피치가 5득점, 김연경이 3득점, 김수지가 2득점, 최은지가 1득점을 각각 따냈지만 현대건설을 상대로는 역부족이었다. 현대건설은 2세트에서 고예림이 4득점, 위파위가 4득점, 양효진이 3득점, 모마가 3득점, 이다현이 1득점을 각각 챙기며 고른 활약을 펼쳤다.
반전은 없었다. 흥국생명은 3세트에서 위파위에 서브 에이스를 허용한데 이어 문지윤이 때린 공이 아웃되면서 7-14로 점수차가 벌어지는 장면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날 흥국생명은 피치가 10득점을 챙겼지만 피치 외에는 두 자릿수 득점을 따낸 선수가 1명도 없었다. '에이스' 김연경도 6득점에 머물렀다. 국내 선수 중에는 정윤주가 9득점으로 가장 많은 득점을 해냈다.
현대건설에서는 정지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나온 고예림이 13득점을 챙기면서 팀내 최다 득점을 마크했고 위파위가 12득점, 모마가 11득점, 양효진이 9득점, 이다현이 7득점을 각각 따냈다.
개막 14연승 이후 2연패를 당한 흥국생명은 14승 2패(승점 40)를 기록하고 여전히 단독 선두 자리를 유지했으나 현대건설(12승 4패 승점 37)의 맹추격을 피할 수 없는 입장이 됐다. 이제 양팀의 격차는 겨우 승점 3점 차이다.
흥국생명은 오는 24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와 방문 경기를 치른다. 현대건설의 다음 경기는 2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GS칼텍스와의 방문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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