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이탈에 안방 변경, ‘감독 겸직’ 논란까지…KB손해보험에 봄날은 올까?

입력
2024.12.19 12:13
수정
2024.12.19 12:13
블랑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예기치 못한 사태의 피해자였는데, 지금은 또 다른 이슈의 중심에 섰다. 올 시즌 내내 조용한 날이 없는 KB손해보험의 이야기다.

KB손해보험은 최근 신임 사령탑으로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브라질)을 내정했으나, 선임 작업을 마무리할 수 없게 됐다. 라미레스 감독이 남자배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어서다. V리그는 원칙적으로 클럽과 대표팀 감독의 ‘겸직’을 허용하지 않는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8일 인천 하얏트호텔에서 V리그 남녀부 14개 구단 단장이 참석하는 이사회를 열고 내년 올스타전 개최와 컵대회 개최지(전남 여수) 선정,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계획 등을 심의했다.

그러나 이날 최대 관심사는 라미레스 감독의 KB손해보험 사령탑 겸직 여부였고, 이사회에선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2019년 4월 임시이사회에서 결의한 ‘국가대표팀 전임감독제를 존중하기 위해 대표팀 감독을 계약기간 중 구단 감독으로 선임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KB손해보험은 올 시즌에 앞서 새로 선임한 미겔 리베라 감독(스페인)이 ‘도드람 2024~2025 V리그’ 개막을 목전에 두고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하면서 엄청난 후폭풍에 휩싸였다. 급한 대로 마틴 블랑코 코치(아르헨티나)에게 감독대행을 맡겨 시즌을 시작했으나, 개막 5연패를 겪는 등 내내 불안정한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전력, OK저축은행과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분위기 전환과 리더십 변화를 위해 KB손해보험은 라미레스 감독을 낙점했고, 대한배구협회 문의 과정도 거쳤다. 협회는 ‘선수 파악’을 명분으로 승인했는데, 공식 발표는 이뤄질 수 없었다. KOVO가 매년 국가대표 지원금을 협회에 지원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전임감독 운영비도 포함된다.

KB손해보험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KOVO 이사회의 결정을 수용했다. 라미레스 감독과 계약 절차는 즉시 중단했다. 그러나 신임 사령탑을 찾느라 괜한 시간만 낭비한 꼴이고, ‘정식 수장’이 없는 상태가 이어질 선수단의 혼란은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KB손해보험은 홈구장도 없다. 그간 안방으로 사용하던 의정부체육관이 최근 안전 문제로 폐쇄된 여파다. 결국 1일 OK저축은행전은 대한항공의 협조로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치렀고, 14일 현대캐피탈전은 OK저축은행의 홈구장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소화했다.

다행히 ‘의정부 잔류’를 전제로 여러 곳을 물색한 끝에 경민대 체육관을 임시 안방으로 쓰기로 했는데, 규모나 인프라 등 여러 측면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다. 홈팀과 원정팀은 물론 관중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환경이다. 숱한 악재가 겹치는 KB손해보험에 언제쯤 봄날이 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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