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막심인가?’에 대한 막심의 인상적인 대답, 대한항공은 또 한 번의 고민에 빠질지도 모른다

입력
2024.11.24 15:40


일시 대체 외인 막심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대한항공이 또 한 번의 고민을 할 수도 있다.

대한항공이 24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OK저축은행을 3-0(25-20, 33-31, 25-14)으로 꺾고 선두에 등극했다. 블로킹과 리시브에서 우위를 점하며 깔끔하게 승점 3점을 수확한 가운데, 공격에서는 단연 막심 지갈로프(등록명 막심)의 활약이 돋보였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를 대신할 일시 대체 외인으로 V-리그에 재입성한 후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1세트 초반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는 동안, 막심은 빠르고 기술적인 공격으로 팀 공격을 주도했다. 빠른 연결로 원 블록을 만들어주는 한선수와의 호흡이 돋보였다. 그렇게 세트 초반을 잘 치른 뒤 12-12에서 서브라인에 선 막심은 1번 코스 구석을 노리는 서브 득점을 터뜨렸고, 이후에도 범실 없이 강서브를 퍼부으며 정한용의 반격과 김민재의 블로킹을 이끌었다. 대한항공이 세트의 분위기를 휘어잡는 결정적인 5연속 서브였다. 이후에도 날선 공격으로 득점을 추가한 막심의 1세트 최종 기록은 서브 득점 1개 포함 8점‧공격 성공률 63.64%였다. 에이스다운 기록이었다.

2세트에도 막심의 활약은 이어졌다. 팀의 세트 첫 득점을 만들었고, 2-2에서는 장빙롱을 상대로 첫 번째 블로킹을 잡아냈다. 4-2에서는 한선수의 슈퍼 디그로 찾아온 반격 기회를 빠른 코스 공략으로 살리기도 했다. 세트 중반부에 팀 경기력이 크게 흔들리면서, 분위기 전환을 위해 아레프 모라디(등록명 아레프)와 잠시 자리를 바꾸기도 했던 막심은 휴식을 마치고 들어온 뒤에도 전반적으로 침체된 팀 공격을 홀로 이끌다시피했다.

이후 네트 앞에서는 스마트한 플레이로 귀중한 득점을 만들었고, 길었던 듀스 접전에서도 제몫을 한 막심은 세트포인트 득점을 포함해 2세트에만 블로킹 2개 포함 12점을 몰아치며 또 하나의 세트승을 견인했다. 특히 32-31에서의 반격 상황에서 살짝 템포를 끌어서 투 블록을 역이용하는 노련미는 막심이 가진 장점을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막심은 3세트에도 깔끔한 활약을 펼쳤다. 또 한 번의 연속 서브와 날선 공격으로 OK저축은행의 리시버들을 괴롭히며 팀의 초반부 리드를 만들었고, 13-8에서는 깔끔한 위치 선정으로 세 개 째의 블로킹을 잡아냈다. 17-11에서 서브 범실을 기록하며 아쉽게 트리플 크라운의 기회는 놓쳤지만, 이후 팀의 압도적인 경기력과 함께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

막심의 이날 경기 최종 기록은 24점‧공격 성공률 62.5%‧서브 득점 1개‧블로킹 3개였다. 평소 팬들의 우려가 있는 하이 볼 상황에서도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범실 없이 쏟아 붓는 강서브도 인상적이었다. 심지어 상황에 따라 4인 리시브를 함께 구축했을 정도로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공헌도가 준수했다.

지난 시즌의 챔피언결정전에 이어 막심이 다시 한 번 대한항공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왜 막심인가’에 대한 일각의 의문과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막심의 플레이스타일 상 폭발력과 묵직함은 타 팀의 에이스들에 비해 조금 덜해 보일 수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막심은 자신의 강점을 최대로 살리면서 왜 대한항공이 다시 자신을 선택했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활약이 계속 이어진다면, 요스바니가 부상에서 회복해 복귀를 타진할 시점이 됐을 때도 막심과 요스바니 중 누구와 함께 시즌을 완주할지를 선택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 링컨 윌리엄스와 무라드 칸을 두고 했던 고민을 이번 시즌에도 반복할 수 있는 것. 무라드의 리그 및 팀 적응도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당시와 달리 막심은 이미 리그와 팀에 잘 녹아든 상태라는 점에서 이번 고민은 오히려 더 깊을 수도 있다.

자신을 향한 의심과 걱정의 눈초리에도 불구하고, 막심은 보란 듯이 스스로의 가치를 드러내는 맹활약을 펼쳤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그리는 외국인 에이스의 모습만이 유일한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며 코트 위의 아웃라이어로 거듭났다. 대한항공과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의 행복하면서도 머리 아픈 고민이 깊어져 간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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