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개막 후 9경기 연속 승리를 거뒀다. 김연경 대각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아웃사이드 히터 정윤주의 성장도 돋보인다.
정윤주는 24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2라운드 현대건설전에서 선발 출전해 21점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이 가운데 서브도 2점이 있었다. 김연경과 나란히 29.38%의 공격 비중을 가져갔다. 공격 효율은 30.77%로 높지는 않았지만, 제 몫을 했다. 결정적인 순간에도 자신있는 플레이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리시브 효율은 27.27%였다.
프로 4년차 정윤주는 개인 최다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종전의 기록은 2021년 12월 1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기록한 20점이었다. 이보다 1점을 더 기록했다.
김연경과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도 각각 28, 21점을 터뜨리며 팀의 3-1(25-17, 35-37, 27-25, 25-12) 승리를 이끌었다.
물론 정윤주는 이날 3세트 고비도 있었다. 세트 막판 김연경, 투트쿠가 후위에 있는 상황에서 정윤주에게 공이 몰렸지만, 좀처럼 랠리 매듭을 짓지 못한 것. 결국 정윤주가 직접 해결에 나섰다. 공격, 서브 득점을 올리며 팀 분위기를 끌어 올렸고, 듀스 접전 끝에 흥국생명이 3세트를 가져오면서 세트 스코어 2-1로 앞서갔다. 흥국생명은 4세트 보다 안정적인 플레이로 일찌감치 점수 차를 벌렸다. 4세트에서 경기를 마무리 지으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이날 승리로 흥국생명은 9승(승점 26)으로 선두 자리를 지켰다. 현대건설은 내심 선두 도약을 노렸지만 시즌 첫 연패를 기록했다. 7승3패(승점 21)로 2위에 머물렀다.
경기 후 ‘승장’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정윤주에 대해 “경기 시작할 때 안 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경기 하면서 나아졌다. 시작을 잘하고 마무리를 못하는 것 보다는 시작을 못하더라도 마무리를 잘하는 것이 낫다. 많이 성장해야 하는 선수다. 안 되는 날도, 잘되는 날도 있겠지만 경기를 통해 성장했으면 한다. 이러한 선수가 있다는 것에 만족스럽다. 그리고 2세트 이후 경기력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물론 약점도 있다. 정윤주는 리시브, 디그 등 수비 보완을 위해 애쓰고 있다. 이에 아본단자 감독은 “리시브, 수비가 부족하지만 성장해야할 부분이다. 갑자기 리시브가 잘 되지 않는다. 훈련을 통해 성장을 해야 한다. 경기 중에 수비는 는 것 같다”며 분석했다.
정윤주는 “정말 최고였다고는 말을 못하지만 팀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그 역할을 수행한 것 같다. 예전에 최다 득점 20점을 올렸었는데, 그 때보다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앞으로 더 성장할 일만 남은 것 같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2세트 35-36에서는 정윤주의 리시브 실패로 세트가 종료됐다. 3세트 25-25에서는 정윤주가 서브 득점을 올리며 상대 추격을 따돌렸다.
정윤주는 “3세트 서브 득점을 하면서 2세트 실수를 만회한 것 같기도 하다. 그 점수가 아주 중요한 점수였다.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3세트 김연경, 투트쿠가 후위에 있는 상황에서 전위에 있는 정윤주에게 공이 몰리기도 했다. 이에 정윤주는 공격 상황에 대해 “어택 커버 안 될만큼 공이 걸릴 수도 있다. 감독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다. 그래서 그렇게 안 되게끔 어떻게 포인트를 낼지 공 하나하나에 내용을 담아서 때렸다”며 힘줘 말했다.
프로 4년차 정윤주가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로 뛰면서 성장 중이다. 이에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은 맞는데 계속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떨어졌다가 멘탈을 다시 잡아서 올라가고 그렇게 성장하는 것 같다”면서 “내가 그 대각 자리에 들어가는 이유가 그 자리를 빨리 돌리기 위해서다.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자리에서 만큼 최선을 다해 자리를 돌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계속해서 “컵대회나 이전에 비해 내가 이렇게 할 수 있는 선수구나 느낀다. 잘 안 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멘탈적으로 좀 더 생각하려고 한다. 멘탈이 더 강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윤주가 기회를 얻고 펄펄 날고 있다. 그 뒤에는 김다은, 김미연, 최은지 등도 준비 중이다. 정윤주의 성장 그리고 두꺼운 선수층으로 시즌 초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흥국생명이다.
사진_인천/이보미 기자, 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