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가 주장이자 에이스 아히 없이 선두 우리카드를 꺾었다.
우리카드가 2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3-0(25-20, 25-23, 26-24)으로 꺾고 시즌 5승째를 거뒀다. 팀의 주장이자 에이스인 미힐 아히(등록명 아히)가 여전히 부상으로 나서지 못한 가운데 선두 현대캐피탈을 원정에서 만나야 하는 험난한 경기였지만, 보란 듯이 이변을 연출하며 승점 3점을 얻었다. 이강원-송명근-김지한-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까지 날개 자원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아히의 빈자리를 함께 메웠고, 한태준 역시 아히가 없는 상황에서도 깔끔한 경기 운영을 선보이며 승리에 일조했다.
현대캐피탈은 홈에서 완패를 당하며 연승 행진이 중단됐다. 허수봉이 공격과 서브에서 크게 흔들리는 하루를 보냈고, 2세트에는 비디오 판독으로 얻을 수 있는 점수 1점을 모호한 판단으로 날리는 어수선한 장면도 나왔다. 덩신펑(등록명 신펑)이 공격에서 분투했고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는 역대통산 후위득점 1위에 올라서는 역사를 쓰기도 했지만 승리와는 연을 맺지 못했다.
1세트 현대캐피탈 20-25 우리카드
[주요 기록]
우리카드 김지한-이강원-송명근: 총 15점 합작
현대캐피탈 허수봉: 2점, 공격 성공률 28.57%, 서브 범실 2개
알리가 웜업존에서 경기를 시작한 가운데, 우리카드에서는 김지한-송명근-이강원이 날개 삼각편대를 형성했다. 그리고 공격에서 김지한이, 서브에서 이강원이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세트 초반 5-2로 앞서갔다. 김지한은 6-3에서 엔드라인을 정확히 공략하는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계속 기세를 올렸다. 신펑의 활약으로 현대캐피탈이 따라붙은 8-7에서 이강원의 백어택과 송명근의 블로킹으로 10점 고지를 밟은 우리카드는 좋은 흐름을 유지한 채 세트 중반부에 돌입했다.
우리카드는 송명근이 후위에서 불을 뿜으면서 3~4점 차의 격차를 유지했다. 그러나 계속 끌려 다니던 현대캐피탈은 11-15에서 김진영과 최민호의 연속 블로킹으로 격차를 좁혔고, 14-16에서 황승빈이 송명근을 겨냥해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우리카드의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우리카드는 이강원의 백어택과 박준혁의 속공으로 동점을 허용할 위기마다 한숨을 돌렸지만, 18-17에서 이강원의 연타가 레오의 블로킹에 걸리며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이 순간 김완종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19-18에서 레오를 겨냥해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팀의 20점 선착을 이끌었다. 이후 21-19와 23-20에서 이강원이 결정적인 득점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은 우리카드는 한성정의 반격과 함께 1세트를 25-20으로 끝냈다.
2세트 현대캐피탈 23-25 우리카드
[주요 기록]
17-16: 현대캐피탈의 네트터치에 대한 비디오 판독 신청 -> 판독 결과 네트터치 X, 우리카드 득점
우리카드 알리: 23-23에서 연속 득점
2세트는 1세트와 달리 현대캐피탈이 초반부터 리드를 잡았다. 우리카드가 리시브가 잘 된 상황에서도 사이드 아웃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현대캐피탈이 근소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1세트에 공격 성공률 100%를 기록한 신펑의 무결점 득점 행진도 계속된 현대캐피탈은 7-5에서 김지한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했다. 9-7에서는 송명근의 다이렉트 처리가 불발돼 찾아온 기회를 레오가 살리며 팀의 10점 선착을 이끌기도 했다.
10점대 초반, 우리카드가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9-12에서 이상현의 속공과 한태준의 블로킹이 이어졌다. 그러자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은 동점과 역전을 노리며 알리를 전위에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알리는 12-14와 14-16에서 블로킹을 잡아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던 중 뜬금없는 상황이 나왔다. 17-16에서 레오의 공격 범실이 나오자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일제히 블로커 터치아웃을 주장했고, 비디오 판독이 신청되려 하자 박준혁이 터치를 인정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 벤치의 판독 신청 사항은 네트터치였고, 네트터치가 아니라는 판독 결과가 나오면서 허무하게 1점을 헌납했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일제히 박준혁의 제스처를 언급하며 항의했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결국 어수선한 상황 이후 근소한 우위를 점한 우리카드는 23-23에서 알리의 연속 득점이 나오며 2세트도 따냈다.
3세트 현대캐피탈 24-26 우리카드
[주요 기록]
우리카드 이강원: 25-24에서 백어택 득점
현대캐피탈 허수봉: 17-19에서 서브 득점, 18-19에서 디그 2회, 19-19에서 서브 득점
3세트는 두 팀의 팽팽한 승부가 세트 초반부터 벌어졌다. 다만 과정은 두 팀 다 매끄럽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2세트 역전패 이후 전반적으로 흐름이 어수선한 느낌이었고, 우리카드는 한태준의 볼 컨트롤이 급격히 흔들리면서 원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먼저 우위를 점한 쪽은 우리카드였다. 5-5에서 알리가 백어택과 다이렉트 처리로 연속 득점을 올렸고, 7-6에서는 이상현의 A속공 강타가 터졌다. 그러나 현대캐피탈도 경기 내내 부진하던 허수봉이 조금씩 감각을 끌어올리면서 크게 뒤처지지 않고 뒤를 쫓을 수 있었다.
세트 중반, 현대캐피탈이 11-12에서 김지한의 공격 범실이 나오면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13-13에서 레오의 서브 범실이 나온 뒤 알리의 반격과 한태준의 블로킹이 이어지면서 다시 멀찍이 달아났다. 그럼에도 현대캐피탈은 끈질기게 추격을 시도했다. 15-18에서는 황승빈이, 17-19에서는 허수봉이 서브 득점을 터뜨렸다. 허수봉은 이어진 18-19에서 결정적인 수비 두 차례로 레오의 반격을 이끌며 결국 동점을 견인했고, 급기야 서브 득점 하나를 추가하며 역전의 선봉장이 됐다. 이후 두 팀이 또 한 번의 20점대 혈투를 벌였고, 3세트는 결국 듀스까지 향했다. 그리고 듀스 접전은 이강원의 손에서 끝났다. 25-24에서 백어택 한 방으로 팀을 구했다.
사진_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