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대신 전북 지휘봉' 거스 포옛 "한국행은 운명…전북 자부심 되찾을 것" [현장 일문일답]

입력
2024.12.30 17:15
수정
2024.12.30 17:15


(엑스포츠뉴스 전주, 김정현 기자) 신임 전북 현대 감독으로 부임한 거스 포옛(57) 감독이 한국 축구 대표팀이 아닌 K리그 감독으로 한국에서 지도자 생활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포옛 감독은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9대 전북 현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을 가지며 전북으로 온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전북은 지난 24일 포옛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전북은 "유럽에서 선수뿐만 아니라 지도자로서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 세계 정상급의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난 ’거스 포옛‘ 감독을 제9대 감독으로서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우루과이 출신인 포옛은 자국 리그 벨라 비스타를 거쳐 그레노블(프랑스), 리버 플레이트(우루과이), 레알 사라고사(스페인), 그리고 첼시, 토트넘 홋스퍼, 스윈든 타운(이상 잉글랜드)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이후 지도자의 길에 접어들었으며 리즈 유나이티드를 거쳐 2007년 후안데 라모스, 해리 래드냅 감독 밑에서 토트넘 수석코치를 맡았다. 2009년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에서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포옛 감독은 브라이턴 이후엔 선덜랜드(잉글랜드)에서 프리미어리그 구단 지휘봉을 잡아 기성용, 지동원도 지도했다. AEK아테네(그리스), 레알 베티스(스페인), 지롱댕 보르도(프랑스) 등 여러 리그에서 경험을 쌓았다. 상하이 선화(중국), 카톨리카 대학(칠레) 등 아시아와 남미도 경험했다.

최근에 포옛은 2022년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그리스 대표팀을 지휘해 대표팀 경험도 모두 겸비했다.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C에서 리그B로 승격시키는 성과를 일궈냈다. 다만 유로 2024 본선 진출에는 실패하면서 계약을 해지했다.

포옛 감독은 지난여름 한국 축구팬들에게 크게 화제가 됐었다. 위르겐 클린스만을 국가대표팀 사령탑에서 경질한 대한축구협회가 후임 감독 후보 중 한 명으로 포옛을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그는 실제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발전위원장을 만나 프레젠테이션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협회는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고 포옛 감독은 이에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포옛은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고 전북의 제안에 기꺼이 응했다. 전북은 포옛이 브라이턴 시절부터 함께 해온 사단을 모두 데려왔고 정조국 코치와 황희훈 골키퍼 코치를 보강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이도현 전북 단장은 "어제 인근 지역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그래서 저희도 기자회견을 진행해야 할지 고민했었다. 새로운 감독님과 처음 시작을 알리는 의미 있는 자리라고 생각해 최대한 조심스럽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 기자회견을 진행하려고 한다. 그래서 오늘 기자회견에 앞서서 어제 안타까운 사고를 입으신 희생자 분들, 유가족분들 애도하는 의미로 잠시 침묵의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고 밝히며 1분간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기자회견에서 포옛 감독은 자신이 한국에 온 것이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며 "가끔 모든 일에는 일이 일어나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난 이곳에 왔다. 모든 일들이 잘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2024시즌 승강 플레이오프로 떨어지며 좌절스러운 시절을 보냈던 전북에 포옛 감독 선임으로 반전을 노린다.

포옛 감독은 "내 성격과 도전하고자 하는 방식에 대해 좋은 느낌을 받았고 앞두고 있는 도전과 리그에서의 구단의 위상을 알고 있다. 난 이곳에서 최대한 오래 남아서 구단의 자부심을 다시 회복시키고 싶다"라면서 전북의 위용을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목표는 당장 밝히지 않았다. 그는 "최대한 노력해서 극적으로 변화할 것이고 가까운 미래에 우승하는 것에 대해서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최대한 빨리 발전시킬 것이다. 시즌 중간에 상황이 빠르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시즌 목표는 시즌 중반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다음은 포옛 감독의 전북 감독 기자회견 일문일답.



-취임 소감은.

이곳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난 우선 무안국제공항에서 벌어진 참사로 발생한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사고와 별개로, 우리가 이곳에 오게 돼 엄청난 특권이고 이 엄청난 구단을 지도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우리의 시작을 기대하고 있다. 선수들과 함께 만나야 하며 팬들과도 한번 만나보고 싶다.

-협상 과정에서 전북이 어떤 비전을 제시했나. 결정적으로 전북을 선택한 것은.

마이클 킴 디렉터, 이도현 단장과 첫 대화 이후, 좋은 느낌을 받았다. 그런 본능이 느껴졌고 전북이 새로운 세계에 있고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내가 세계 최고의 리그에 있었지만, 이곳에 와야 할 본능이 느껴졌다. 이것 또한 내게 큰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명성 높은 감독에게 커리어에서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감독 본인에게 전북행이 어떤 의미가 있나.

유대감이다. 구단과의 유대감이 느껴졌다. 내 성격과 도전하고자 하는 방식에 대해 좋은 느낌을 받았고 앞두고 있는 도전과 리그에서의 구단의 위상을 알고 있다. 난 이곳에서 최대한 오래 남아서 구단의 자부심을 다시 회복시키고 싶다.



-현재 바라보는 전북의 장단점을 설명한다면.

긍정적인 것은 모든 것이다. 역사, 우승, 팬들이다. 도시를 대표하는 대표성이다. 부정적인 건 그다지 말하고 싶지 않지만, 지난 시즌 모습이다. 이건 사라졌고 이제 제로에서 시작한다. 미래를 생각하면서 우리가 만들어 나갈 도전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어떻게 전북 축구의 매력도를 높일 생각인가.

약속할 수 있는 것은 노력과 소통이다. 선수들과 팬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그들은 좋은 선수들이고 경기에서 이기고자 하는 철학을 만들고 분석하는 것이다. 선수들과 함께 더 좋은 성적을 만들어 내고자 한다.

-팀이 언더독일 때 좋은 성과를 냈었다. 전북에서 어떤 축구 철학을 보여주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부탁한다.

우리는 특정 방식으로 축구를 이해한다. 나는 사단이 있고 우리는 축구가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 모두가 축구를 즐기고 특정 방식으로 축구한다. 강인함, 열정, 전방 압박, 점유율, 지배 등 여러 파트가 있다. 난 일단 바라보고 지켜볼 것이다. 하지만 공격축구를 할 것이다. 우리는 겸손하면서도 이기는 축구를 할 것이고 팬들 역시 즐기는 축구를 지향할 것이다.

-계약 기간과 임기 내에 구체적인 목표를 말해달라.

우리는 그저 다음 시즌에 집중하고 있고 내 생각은 극적으로 순위를 변화하는 것이다. 최대한으로 노력해서 극적으로 변화할 것이고 가까운 미래에 우승하는 것에 대해서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기회를 최대한 빨리 발전시킬 것이다. 시즌 중간에 상황이 빠르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시즌 목표는 시즌 중반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전북 선수단 파악이 오래 걸릴 거란 우려도 있는데.


난 항상 구단과 말하기 전에 구단과 선수단, 팬들, 도시 등 모든 것을 분석하고 대화를 시작한다. 어떻게 접근할지 고민하고 이미 생각들을 갖고 있다. 난 축구적인 방식을 다 알고 있지만, 구단과 선수단의 성격과 반응, 어떻게 자신감을 갖는지 등 정신적인 것들을 알아가는 데 시간이 걸린다. 축구적인 것들은 이미 모든 것들을 알고 있다.

-한국 선수들의 특징에 대해 얼마나 파악하고 있고 이에 대해 어떻게 선수단을 이끌 계획인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난 항상 다양한 나라에서 그곳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하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 문화에 대해서 이해하고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언어도 포함된다. 어렵겠지만, 기본적인 것들을 배우고 적응하려고 노력하겠다.

-롱패스를 선호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때때로 스스로에 대해 말하는 게 어렵다. 좋은 것들을 말하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인생에서 어떤 것들을 해야 하고 어떤 종류의 일이던 항상 때마다 다르다. 난 축구단의 아이덴티티를 봐야 한다. 롱패스를 많이 한다고 해서 롱패스가 내 축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영국 3부 리그에서 그런 스타일의 축구를 했었지만, 그게 내 스타일이 아니다. 구단에서 상황에 맞게 축구해야 한다.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지난 시즌 얼마나 힘들었을지 잘 이해한다. 이제 우리는 팬들에게 더 요구하지 않고 이기는 축구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단과 스태프들이 경기장에서 보여줘서 구단의 역사와 타이틀에 걸맞는 모습을 다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태국 전지 훈련에서 어떤 점에 집중하고 싶은가.

이번 달의 포인트는 배워가는 과정일 것이다. 나도 배우고 선수들도 배울 것이다. 소통하면서 모든 축구 훈련에서 전술적, 기술적 훈련이 있을 것이고 많은 대화를 할 것이다.

2월에 열리는 개막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다. 그래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경기를 지배하고 경기 중 어려운 시간을 극복하는 방식, 95분을 다 뛸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하며 22세 이하 선수 규정을 활용하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서로 배우고 소통하는 한 달이 될 것이다.



-수비에 중점을 두는 포인트는.

너무 많이 말하진 못한다. 축구 경기는 아주 단순하다. 가끔 감독과 스태프가 복잡하게 만든다.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들을 강하게 대해야 한다. 소유, 공격, 압박, 수비 등의 요소를 확인해야 한다. 선두를 차지하고 우승을 하기 위해 다양한 것들이 포함된다.

-구체적인 조건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럽에서 받는 연봉에 비하면 못미치는데 전북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딱 한 가지를 꼽는다면.

승리다. 팬들, 구단의 역사, 사람들, 리그이기도 하다. 새로운 문화를 배우는 등 많은 것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승리다.

-K리그에서 외국인 감독의 축구에 관심이 많다. K리그에 보여주고 싶은 축구가 있다면.

난 무언가 보여주려고 오지 않았고 배우러 왔다 배우기만 하러 온 것도 아니다. 내가 하는 것을 굳게 믿고 설득시킬 것이다. 모든 선수들을 도와주고 최대로 끌어낼 것이다. 공격축구는 그 과정이다.

수비도 물론 해야 한다. 나 스스로 말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기본적인 것들만 말할 수 있다. 여기서는 많은 것을 말하지 않고 선수단과 만나서 개인적으로 말해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뭘 원하는지 안다. 나는 책임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팀에 오게 돼 영광이고 준비가 됐다. 난 보여 드릴 것이다. 기대하고 있다.

-K리그는 어떤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나.

K리그 선수들이 기술적으로 좋다. 많은 선수가 공격적인 축구를 하고 공격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득점 기회들이 보였다. 나머지는 이제 더 분석해서 우리가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다양한 이유로 지난 시즌에 전북이 최고의 수준이 아니었는데 이를 이해하고 분석해서 발전시켜야 한다. 특히 수비진이 그렇다. 실점 장면을 잘 보고 개선해야 한다. 구단에서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선수들을 어떻게 이해시키는지가 중요하고 선수들의 최대한을 끌어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이루어졌을 때 일관성을 갖고 최대한 이기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민재가 전북 출신인데 알고 있었는지 궁금하고 이것이 전북행에도 영향을 미쳤는가.

어린 선수들을 최대한 잘 키워서 대표팀에 보내고 프리미어리그, 분데스리가 등으로 갈 수 있다. 우리는 이것을 즐길 것이다. 감독으로서도 그런 수준의 선수를 지도할 수 있는 것은 큰 것이다. 선수에게도 국제 무대에서 뛰게 되는 것은 큰 일이다.

-코치진과 새로 함께하는 한국인 코치진에 대해 말해달라.

마우리치오 타리코 수석코치는 아르헨티나인이고 선수 시절 토트넘에서 같이 뛰었다. 그와 브라이턴부터 지금까지 함께 했다. 아들인 디에고는 과거에 축구선수였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뛰었다. 그는 일찍 은퇴한 뒤 나와 칠레, 그리스에서 함께 일했다. 그는 아주 명확하고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훈련 상황에 대해 아주 이해도가 뛰어나다. 파나요티스 코치는 그리스에서 함께 하기 시작했고 프랑스에서 일했던 시절을 제외하고 모두 함께 일했었다.

다른 두 명의 한국인 코치는 굉장히 인상 깊고 그들로부터 한국에 대해 잘 배우고 싶다. 정조국은 프랑스어로 소통하려고 했지만, 영어로 하는 거로 정리했다. 황희훈 코치도 좋은 인상이다. 이들이 중요하다. 한국 선수들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나은 경기력을 위해선 한국 코치진과도 좋은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대표팀 감독 기회가 있었지만, 좌절된 뒤 다시 전북으로 한국에 오게 됐다. 한국행이 운명이라고 생각했나.

때때로 난 운명을 믿는다. 가끔 모든 일에는 일이 일어나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난 이곳에 왔다. 모든 일들이 잘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싶다.

-단 페트레스쿠, 로베르토 디마테오 등 첼시 선수 시절 동료들이 전북과 인연이 있는데 들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렇다. 디마테오, 페트레스쿠와 보도가 나오기 시작한 직후에는 이야기할 수 없었다.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우선 내가 여기에 와서 두 사람 모두 기뻤고 내게 전북에 대해 말해줬다. 좋은 부분을 말해줬다. 모든 것이 결정된 뒤, 옳은 결정을 했다고 지지해 줬다.



사진=연합뉴스, 전북 제공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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