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정지훈]
대한축구협회 회장에 도전하는 허정무 측에서 선거인명부 공개 등 규정 절차 저버렸다는 지적에 대한축구협회(KFA)가 반박에 나섰다.
허정무 측은 22일 보도 자료를 통해 부정선거 의혹 제기 입장을 전했다. 허정무 출마자는 "공정과 상식을 저버린 협회운영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대한축구협회가 회장선거에 있어서도 공정과 상식을 저버린 관리·운영 상황이 드러나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일부 사안은 매우 심각한 불법적인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들을 정리했다. 허정무 출마자는 "첫째, 선거인명부 작성을 위한 추첨은 19일 진행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일 저녁 허정무 출마자 측에서 유선으로 문의하기 전까지 축구협회 행정지원팀에서 명단을 관리한 정황이 확인됐다. 선거인명부는 출마후보자 모두가 공히 그 내용을 공식적으로 전달받기 전까지는 철저히 보안이 유지된 채 선거운영위원회에서만 관리해야 한다. 이번에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허정무 출마자 측은 "협회의 한 고위 임원에게 이미 선거인 명단이 유출됐고, 해당 임원은 이 명부를 바탕으로 선거운동을 벌였다는 제보도 접했다"고 밝혔다. 이 제보가 사실이라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부정 선거'라고 불러도 협회 측에서는 반박하기 어려운 사안이라 하겠다.
아울러 허정무 출마자 측에서는 지난 20일 오후 5시 59분 선거 공고와 관련하여 선거운영위원회 측과 통화를 시도했다. 통화 중 선거인명부 작성이 진행된 정황을 파악하고 추궁하자, 황급히 전화를 다시 주겠다는 말과 함께 협회 측에선 전화를 끊었다. 이 또한 그 어떤 사안보다도 심각해 보이는 부정선거의 정황이다.
통화를 하던 중 협회 측의 요청으로 통화가 중단된 이후인 6시 40분 경, 다시 진행된 통화에서 협회 측은 선거인명부 작성을 위한 추첨이 이미 19일 완료되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 명부를 누가 관리하느냐고 묻자 '그 관리는 선거운영위원회가 아니라 축구협회 행정지원팀에서 팀장 등이 관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서 협회는 나중에 다시 전화를 걸어와 '행정지원팀'이 아니라 '선거운영위'라고 정정을 요청하는 해프닝까지 벌였다.
그런데 이후 6시 30분 경부터 선거인들에게 개별적으로 '선거인으로 추첨되었다'는 문자가 발송된 사실이 확인됐다. 그런데 이 문자에서는 문의 사항의 담당 연락부서를 '선거운영위원회'가 아니라 '대한축구협회 행정지원팀'으로 표기해 보냈다. 이는 축구협회 행정지원팀에서 선거인단 명단을 관리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고백하는 상황을 연출한 셈이다. 선거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후보자 등록이 25일부터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처럼 많은 문제들이 터지고 있다.
이어 허정무 출마자는 "둘째, 지난 13일 허정무 출마자 측에서는 내년 1월 초에 이미 모든 프로구단의 선수와 지도자들이 해외전지훈련을 떠나므로 지도자와 선수 몫으로 배정된 선거인 43인은 대부분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불가능하니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 달라 요청하였으나 이에 대한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 규정이 선거관리규정에 없다면 후보자들 모두의 동의 하에 협회 이사회 및 선거운영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승인을 받아 사전 투표 등에 대해 논의하기를 바란다는 것이 허후보측의 주장이다.
협회장 선거의 특성상 각 분야별 선거인을 일정 수 배정한 이유는 회장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대한축구협회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선수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못한다면 이는 선거의 유·무효를 가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선거운영위원회는 더 늦기 전에 이 명분 있는 요청에 대해 뚜렷한 답변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대표성의 담보는 회장 선거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허정무 출마자는 "셋째, 선거운영위원회의 위원명단이 발표되지 않아 아직도 그 구성에 대한 정당성을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 또한 허정무 출마자 측에서 몇 차례 문제를 제기한 상태이다. 이 또한 반드시 답변을 해야 되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협회 정관과 선거관리규정을 보면 선거운영위원회의 위원 중 3분의 2는 축구협회와 관계없는 인사들로 구성되어야 하며 그 중 위원장은 역시 축구협회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인사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곧바로 KFA가 공식 입장을 전했다. KFA는 "대한축구협회 회장선거관리규정에 따라 작성하는 선거인 명부는 유출될 수 없으며 현재 협회 임원 누구에게도 열람되지 않았습니다. 선거인 명부는 23일까지 선거인 본인의 정보확인을 위한 열람기간을 거쳐 24일 명부가 확정될 예정이고, 확정된 명부는 회장선거 후보자 등록기간(25~27일) 종료 후 후보자들에게 전달됩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런데 선거인 명부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제보를 받았다면서 명단유출과 부정선거 의혹까지 언급하는 보도자료를 낸 출마 예정자 측이 있어 우려의 뜻을 표합니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내세우는 것은 선거운영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습니다. 선거운영위원회는 이번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출마 예정자들도 이러한 선거 운영에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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