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정몽규 회장과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에 대해 재심의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5일 공식 성명을 통해 "문체부 감사 결과 발표에 관해 재심의 요청을 검토하고 있으며, 협회의 입장은 6일 오전 중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신중하게 대응할 것임을 알렸다.
문체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7월부터 진행된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감사의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 정 회장과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 관여한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홍 감독 선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재가동해 재선임 작업을 시작하라고 통보했으며, 협회가 홍 감독과 체결한 계약의 유지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감사 결과에서는 대표팀 지도자 선임 과정에서의 공정성 침해와 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에서의 부적절한 업무 처리도 지적되었다. 문체부는 "징계를 권고하는 것이 아니라 요구하는 것"이라며, 문체부가 징계를 요구할 권한이 있으며, 이에 대한 판단은 축구협회 공정위원회가 내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협회가 국민의 눈높이와 여론에 맞춰 바람직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축구협회는 문체부의 중간 감사 결과 발표 당시에는 신속하게 입장을 발표했으나, 이번 최종 결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중간 감사 결과 발표 때는 8,800자에 달하는 입장문을 통해 감사 내용이 논리적으로 부적절하고 실무 행정을 이해하지 못한 시각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었다. 그러나 이번 최종 결과에 대해서는 '재심의 요청 검토'라는 간결한 입장만을 내놓았다.
이러한 행보는 문체부의 최종 결과 발표에 대한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 수위를 결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