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이 걷는 울산, 리그 3연패 9부 능선 넘었다

입력
2024.10.28 18:49
수정
2024.10.28 18:49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3연패’ 새 역사를 향해 나아간다. 딱 한걸음 남았다.

K리그1 울산 HD는 28일 현재 승점 65(19승8무8패)를 기록하며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강원(승점 61·18승7무10패)과 격차는 승점 4. 올시즌 3경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오는 11월1일 강원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36라운드 맞대결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승점 격차가 7점을 늘어나 남은 2경기 일정에 관계없이 자력 우승을 확정짓는다.

완벽한 왕조를 꿈꾼다. 2020년대에 들어서기 전까지 울산HD는 만년 2인자 이미지가 강했다. 우승 경험은 1996년, 2005년 단 두 차례가 전부였고, 준우승만 10회를 기록했다. 현대家(가) 라이벌 전북 현대가 K리그 최다 우승 역사를 써내려갈 때 그저 바라만 봐야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022시즌부터 달라졌다.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홍명보 전 감독(현 국가대표 감독)을 영입하며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고, 결국 17년 만에 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 시즌까지 위용을 자랑하며 구단 창단 첫 리그 2연패의 기염을 토했다.

올 시즌은 순탄하지 않았다. 박용우, 정승현, 설영우, 이동경 등 간판 스타들이 이적과 군입대로 팀을 떠났다. 시즌 도중 홍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직을 맡게 되면서 사령지 잃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지만 울산HD는 이경수 수석 코치의 대행 체제로 수습한 뒤 김판곤 감독을 영입해 분위기를 다잡았다. 여기에 베테랑 골키퍼 조현우와 주민규가 중심을 잡았다. 조현우는 지난 27일 포항전에서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를 이끌었다. 전반 추가 시간에 ‘3단 선방’을 자랑하는 등 포항의 예리한 슈팅을 막아내며 ‘선방쇼’를 펼쳤다. 김 감독은 “항상, 언제나 그런 선방을 보여주기 때문에 놀랍지 않다. 조현우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남은 3경기에서도 조현우의 선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황덕연 해설위원은 “워낙 기량이 좋은 선수인데 베테랑으로써 팀 분위기를 잡아주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주민규 역시 극심한 골 침묵을 깨고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특유의 골 감각으로 전반기에만 8골을 터트리며 팀을 이끈 주민규는 여름부터 흔들렸다. 하지만 김 감독은 “언젠가는 터질 것”이라고 말하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주민규는 화답했다. 포항전 득점포로 지난 7월13일 FC서울전 이후 106일만에 골을 추가했다. 시즌 8골로 이부문 10위. 여유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우승을 확정 짓는 골까지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다. 황 위원은 “기본적으로 피지컬이 좋아서 상대랑 경합해 버텨내는 힘과 아래로 내려와서 풀어주는 플레이가 좋은 선수”라며 “최근 무득점 기간이 길었으나, 갖고 있는 장점이 살아나면 원래 하던 것처럼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HD는 창단 최초 3연속 우승이자 통산 5회 금자탑을 바라본다. 리그 3연패는 2번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울산이 우승을 차지하면 성남FC의 전신인 일화 천마(1993~1995년·2001~2003년), 전북(2017~2021년)에 이어 K리그1 3연패를 달성한 팀이 된다. 축제의 시간이 다가왔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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