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30주년에 강등 위기 처한 전북, 방향도 탈출구도 없어 더 처참…이미 실패한 ‘김두현호’의 종착역은?

입력
2024.10.29 13:56
[4면] 전북, 탈출구가 안 보인다

창단 30주년을 맞은 전북 현대가 ‘강등 공포’에 휩싸였다.

전북은 2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은행 K리그1 2024’ 3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0-1로 져 9승10무16패, 승점 37로 11위에 머물렀다. 최하위(12위) 인천 유나이티드(8승11무16패·승점 35)와는 불과 승점 2점차다. 11월 2일 홈에서 열릴 인천과 36라운드는 사실상 ‘강등 결정전’이 됐다.

지난 시즌 부진 끝에 K리그2로 떨어진 수원 삼성과는 다르다. 꾸준히 몸집을 줄이며 위기 신호를 보낸 수원과 달리 현대자동차의 지원을 받는 전북은 늘 풍족하다. 2023년 전북은 운영비 550억 원에 선수단 인건비만 200억 원이었다. 게다가 최상의 훈련 인프라까지 갖췄다.

고비용-저효율의 끝판왕으로 전락한 전북의 가장 큰 문제는 선수단에 있다. 5월 말 지휘봉을 잡은 김두현 감독은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나름의 축구철학은 있지만, 노련한 상대와 수싸움에선 무용지물이다. 플랜A는 엉성하고, 플랜B도 보이지 않으니 취임 이후 리그 기준 6승5무10패로 부진하다. 코리아컵(FA컵)과 국제대회까지 포함하면 더 처참하다.

시간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구단 내부에선 여전히 단 페트레스쿠 전 감독(루마니아)을 원망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그는 6경기만 치르고 4월 12일 물러났다. 기민하고 냉정할 시점에 전북의 선택은 느렸던 데다, 예상도 깼다. 모기업의 우려에도 ‘정식 사령탑’ 경험이 없는 김 감독에게 운명을 맡겼다. 거액 연봉자들을 휘어잡고 위기를 타개할 승부사 대신 ‘성장형 지도자’와 동반성장(?)에 나섰다.

김 감독에게도 재정비에 필요한 충분한 기회가 주어졌다. 여름이적시장에선 거액을 들여 이승우, 한국영, 전진우, 안드리고 등을 수혈했다. 3차례 A매치 주간과 올스타 휴식기를 합쳐 8주의 넉넉한 시간도 부여됐다.

그럼에도 달라진 게 없다. 김 감독은 “경기력은 좋다”고 자위하나 대량 실점, 실망스러운 화력을 보면 그렇지도 않을뿐더러 결과에 집중할 시기라는 점에서 분명 실망스러운 행보다.

파이널라운드 3경기, 가시권에 들어온 승강 플레이오프(PO) 2경기를 치러야 할 전북은 내년까지 계약된 ‘감독 교체’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큰 혼란이 찾아올 수 있어서다. 결국 뾰족한 수도 없다는 얘기다. 숱한 기회, 골든타임을 놓친 대가가 너무도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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