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중국 축구가 이렇게 똥볼 축구하는 줄은 사실 잘 몰랐다."
신태용 감독이 중국 축구에 쓴소리를 날렸다. 볼점유율 74%를 기록하고도 상대 선굵은 공격 두 방에 패했지만 내년 6월 홈에선 이길 것을 다짐했다.
신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중국 칭다오 청소년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C조 4차전에서 1-2로 패했다.
인도네시아는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바레인 등 난적들과 연달아 비기며 승점 3을 챙겼다. 중국은 앞서 3연패를 해 인도네시아가 3차 예선에서 사상 첫 승을 거둘 거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중국의 피지컬에 밀리며 첫 패배를 당했다.
인도네시아는 C조 5위(3무 1패)를 지켰다. 중국은 이 경기를 잡았지만, 인도네시아에 골득실(인도네시아 -1, 중국 -9)에 밀려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부터 아시아 지역은 3차 예선 3개 조에서 각 조 1, 2위 팀이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3, 4위는 4차 예선에서 다시 2조로 나뉘며 각 조 1위 팀이 본선행을 확정하고 각조 2위 팀은 5차 예선으로 간다. 두 팀은 단판 승부로 아시아 대표로 FIFA 플레이오프 진출팀을 가린다.
홈팀 중국은 4-3-3 전형으로 나왔다. 왕달레이 골키퍼가 장갑을 꼈고 리레이, 장성롱, 장광타이, 가오준위가 수비를 구성했다. 중원은 리 얀위, 왕샹위안, 셰원넝이 맡았다. 2선에 웨이스하오, 최전방엔 장위닝과 베르함 압두웰리가 출격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날 5-4-1 전형으로 나섰다. 마르텐 파에스 골키퍼를 비롯해 쉐인 파티나마, 칼빈 페르동크, 제이 이즈스, 메이스 힐허르스, 아스나위 망쿠알람이 백5를 구축했다. 중원은 나탄 추아온, 이바르 제너가 지켰고 측면은 라그나르 오랏망운, 위탄 술레이만이 맡았다. 최전방엔 라파엘 스트라위크가 나섰다.
중국의 강한 피지컬에 밀린 인도네시아는 전반에 크게 고전했다. 결국 중국이 먼저 선제 골을 넣었는데 인도네시아의 수비 집중력이 아쉬웠다.
전반 21분 프리킥 상황에서 인도네시아의 수비 집중력이 무뎌지면서 빨리 클리어링하지 않았고 장성롱이 공을 살려내 압두웰리의 선제 골로 연결됐다.
이어 전반 44분엔 가오준위의 환상적인 아웃프런트 패스가 장위닝에게 향했다. 장위닝은 빠른 슈팅으로 상대 골문 왼쪽 구석을 정확히 찌르며 두 골 차로 달아났다.
전반에 중국에게 고전하자, 신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힐헤르스, 위탄, 셰인을 빼고 톰 헤이, 마르셀리노 페르디난, 리즈키 리도 등을 투입하며 빠르게 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여전히 인도네시아는 중국의 피지컬과 강한 압박에 어려움을 겪었다. 인도네시아는 계속 측면 크로스를 노렸지만, 키가 큰 중국 수비진에 가로 막혀 제대로 연결조차 되지 않았다.
신 감독은 후반 40분 아스나위, 제너를 빼고 프라마타 아르한, 말릭 리살디를 넣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롱스로인이 장기인 아르한이 후반 41분 길게 던졌고 이후 수비 클리어링이 헤이에게 향하면서 추격 골이 터져나왔다.
인도네시아는 이후에도 아르한의 롱스로인에 기대를 걸었지만, 중국의 수비 집중력이 끝까지 이어지면서 동점까지 만들지 못했다.
앞서 바레인전에서 인도네시아는 후반 추가시간 6분을 받았지만, 주심이 3분을 더 넘겨 9분까지 바레인에게 기회를 주면서 2-1로 끝날 경기를 2-2로 비겨 눈물을 쏟아야 했다.
그런데 이번엔 추가시간 9분이 주어졌고 중국이 추가시간에 선수들이 계속 쓰러지면서 멈춘 시간이 길었음에도 주심이 9분이 지나자마자 경기를 종료시키면서 추가시간의 불운에 다시 울고 말았다.
신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결과가 따라오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축구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신 감독은 "일단 우리가 모인 시점하고 졌기 때문에 우선 변명을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중국 축구가 이렇게 똥볼 축구하는 줄은 사실 잘 몰랐고, 물론 우리가 대비를 했지만 마지막에 우리 선수가 아웃된 줄 알고 기다렸던 볼이 살아나면서 골 줬던 부분이 가장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다음엔 이런 축구하는 팀은 또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잘 준비해야 되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신 감독이 표현한 '똥볼'은 한국식으로 말하면 후방에서 길게 내지르고 보는 '뻥 축구'를 의미한다.
다만 중국의 승리엔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신 감독은 "중국에게 축하를 보낸다. 중국과 우리 모두 승리할 자격이 있다는 걸 보여줬다. 중국의 승리하고자 하는 의지가 우리보다 더 컸다"라고 상대를 칭찬했다.
이어 "우리가 졌지만, 인도네시아는 최고의 경쟁력 있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 경기가 끝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다음 경기를 준비해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나아가 "우리 팀은 경기 내내 집중력에 문제를 보였다. 중국의 첫 골은 집중력 부족으로 발생했다"라며 "두 번째 골은 우리의 소유 과정에서의 실수로 발생했다. 이런 문제들은 개선되어야 한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