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재차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연임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다.
유인촌 장관은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체부 국정 감사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이 축구협회에 보낸 공문은 의례적인 절차"라며 "축구협회를 향한 조사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이제 시작"이라고 전했다.
축구협회는 최근 국회 현안 질의와 문체부의 감사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정몽규 회장의 거취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선임 과정에 대한 문제를 지적받아 정치권과 대립 중이다. 이런 사실이 FIFA에 전달됐고, FIFA는 축구 행정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축구협회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FIFA는 정관 제14조 '제3자의 간섭을 받아서 안된다', 제15조 '어떠한 정치적 간섭으로부터도 독립돼야 한다' 등 정관을 들어 축구협회가 외부 간섭을 받고 있는 현재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 시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타국 사례를 보면 비슷한 연유로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지난 2015년 쿠웨이트 정부가 자국 체육 단체의 행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하자 FIFA는 쿠웨이트축구협회의 자격을 정지 시켜 국제대회 출전권을 박탈했다. 축구협회는 문체부의 감사가 쿠웨이트 사례와 유사하다고 주장하며 '월드컵에 못 나갈 수 있다'고 겁박한다.
유인촌 장관은 다른 의견을 냈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FIFA가 해외 사례와 같은 제재를 할 가능성이 있느냐'고 묻자 "없다"라고 단언했다.
앞서 문체부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을 감사한 결과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결론 지었다. 규정상 권한이 없는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감독 후보자를 추천했고 면접 과정도 불투명하고 불공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임생 이사가 홍명보 감독에게만 직접 찾아가 면접으로 볼 수 없는 시간을 보낸 것도 다른 후보와 비교해 특혜라는 입장이다.
다만 문체부는 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의 계약을 무효로 판단하지 않았다. 절차적 문제가 분명하지만 독립성을 존중하기에 징계를 강제하지 않겠다고 했다. 축구협회의 자정 능력을 당부했다. 따라서 FIFA가 말하는 제3자 간섭과 거리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유인촌 장관은 다시 한번 "홍명보 감독을 즉각 해임할 수는 없다"며 "감독 선임 과정이 불공정했다면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그 입장은 변함이 없다"라고 과정의 중요성을 밝혔다.
또, 정몽규 회장의 4연임에 대해서도 확고하게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민형배 의원이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정몽규 회장의 4연임을 허가하면 받아들일 것이냐'고 묻자 "시정 명령을 내릴 것이다. 그것도 안 되면 승인을 불허하겠다"라고 답했다.
정몽규 회장은 국회 현안 질의에서 최근 행보가 4선 도전을 위한 포석이라는 지적에 "모든 축구 활동이 연임을 위한 일이라는 말엔 동의할 수 없으며 결국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거취는 신중하게,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체부에는 정몽규 회장의 4연임을 승인할 최종 권한이 없다. 이 부분은 감독 선임 과정에 자율성을 부여한 측면과 달리 FIFA가 간섭으로 판단할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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