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문을 한 수 가로막고 나섰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연임 의지에 직접 제동을 건 셈이다.
유 장관은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체부 국정감사에 출석해서 "FIFA가 축구협회에 보낸 공문은 의례적인 절차로 본다"며 "축구협회 관련 감사는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FIFA는 지난 달 30일 정몽규 협회장, 홍명보 대표팀 감독 등이 출석한 국회 문체위의 현안 질의와 문체부 감사를 언급하며 축구협회 행정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 공문을 협회에 보냈다.
FIFA 정관에 의거하면 '각국 축구협회는 제3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된다'와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유인촌 장관은 FIFA가 축구협회를 직접 제재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히며 경고성 공문을 보낸 배경을 살피겠다고 짚었다.
앞서 지난 7월 축구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의 빈 자리에 홍명보 울산 HD 전 감독을 선임했다. 이 과정에서 홍 감독이 당초 대표팀 감독직을 할 마음이 없었다는 사실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의 독대 및 설득 등 비상식적인 선임 과정이 드러나 특혜 논란이 크게 일었다.
이후 정부 감사 결과 홍명보 현 대표팀 감독의 선임 과정에 더 나아가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절차까지 모조리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전임인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서도 감독 선임 권한이 없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직접 면접을 봤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클린스만의 면접은 전강위 위원장이었던 마이클 뮐러와 1차로, 이후 정몽규 회장의 요청으로 직접 2차 면접이 실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서도 규정상 권한이 일절 없는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감독 후보자를 추천한 것으로 드러났다.
축구협회는 문체부 감사와 지적에 반기를 들며 FIFA의 공문을 제시, 협회 행정 및 자율성을 강조한 상황이다. 문체부 역시 홍 감독의 선임 절차가 잘못되었다고 보면서도 사실상 선임 무효화를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유 장관은 이 날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가 정몽규 회장 4선 도전을 허용하면 받아들일 것이냐"는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시정 명령을 내릴 것이며, 그것도 안되면 승인을 불허하겠다"고 답했다.
사진= MHN스포츠 DB, 연합뉴스<저작권자 Copyright ⓒ MHNsports / MHN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