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중국 축구를 뒤흔들었던 승부 조작 여파가 결국 손준호(33, 수원 FC)를 향할까.
중국 축구 협회(CFA)는 10일(한국시간) 공식 공문을 통해 최근 중국 축구계를 뒤흔들었던 승부 조작 연루자들에 대한 처벌안을 공개했다. CFA는 산둥 타이산(중국)에서 뛰던 시절 구류된 적이 있던 손준호는 영구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산둥에서 뛰었던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에서 귀국하려다 형사 구금됐다.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로 추정되는 혐의를 받으며 약 10개월 동안 조사를 받았고, 3월 말이 돼서야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복귀 직후 아마추어 리그서 뛰던 그는 지난 6월 수원 FC 유니폼을 입었다.
수원 FC 입단 이후 손준호는 K리그1 정상급 활약을 보여주면서 대표팀 복귀 기대감을 높였다. 이제는 체력 수준도 많이 올라왔기에 9월 A매치를 통해 다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다시 달 수 있나 싶었다. 손준호도 꾸준히 대표팀 복귀 의사를 밝혀왔다.
손준호는 지난 8월 18일 울산 현대를 잡아낸 뒤 "A매치에 뽑히려면 내가 90분 뛸 체력이 돼야 한다.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잘 준비해서 10분을 뛰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는 그 누구보다 자신 있다. 누구와 경쟁해도 자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대표팀 명단에 손준호의 이름은 없었다. 이유는 바로 실력이 아니라 중국 축구와 관련된 '사법 리스크'였다. 경기력 외적으로 사법 문제가 명확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했다.
중국에서 손준호는 비 국가공작원 수뢰죄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내에서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되는 것이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8월달에 있던 대표팀 명단기자 회견에서 새롭게 부임한 홍명보 감독은 "손준호는 계속 지켜보고 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과정에서 명확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었다"라면서 "계속 CFA에 문의를 거쳐야 하는데 조금은 리스크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한 축구협회(KFA)는 CFA가 발급한 국제 이적 동의서 등을 꼼꼼히 살핀 끝에 선수 등록에 결격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 덕분에 손준호는 4월 말 K5리그 용산 건융FC에 입단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6월 말에는 수원FC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 복귀에 성공했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진행형인 모양새다. 명단 발표 직후 OSEN과 통화에서 KFA 관계자는 "중국축구협회가 손준호에게 징계를 내릴지 아닐지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확인이 안 됐다.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계속해서 연락을 취했지만, 제대로 답변을 받지 못했다"라며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CFA의 징계는 A매치 기간 중 나왔다. 산둥에 뛰던 조선적 축구 선수 진 징다오와 궈톈위, 손준호는 CFA에게 영구 축구 참여 정지 처분을 받았다. 단 어디까지나 CFA가 주관하는 중국 축구 리그 내에서의 처벌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손준호가 K리그 수원 FC에서 뛰듯 중국 축구의 공격수 유망주인 궈톈위의 경우에도 태국 프로리그1 치앙라이 유나이티드에 입단해서 뛰고 있는 상태다. CFA의 처벌은 타국 프로 협회가 주관하는 리그까지 영향을 끼칠 수 없다.
이 3명을 포함해서 승부 조작 및 뇌물 수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60명에 대해 43명의 영구 정지와 17명의 5년 정지로 처벌을 확정한 CFA는 "현 시점에서 중국 축구 내에서만의 금지다"라면서 "하지만 FIFA에 공식으로 이의를 제기해서 전 세계적인 처벌로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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