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새 희망, ‘제2의 바코’로 주목받는 아라비제

입력
2024.09.01 15:42


프로축구 울산 HD 유니폼을 입은 기오르기 아라비제(26)는 지난 7월 31일 “지난해까지 울산에서 뛰었던 바코(31·산둥)가 팬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아 출신인 그가 동향 선배의 뒤를 잇겠다는 의미였는데, 그 각오가 한 달 만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잠시 순위표 꼭대기에서 밀려났던 울산의 선두 탈환을 이끈 주역이 바로 ‘제2의 바코’로 불리는 아라비제이기 때문이다.

올해 여름이적시장에서 울산에 입단한 아라비제는 8월 31일 포항 스틸러스와 ‘동해안 더비’(5-4 승)에서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아라비제는 전반 5분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으로 울산 데뷔골을 신고했다. 아크 정면에서 왼발로 찬 공이 골대 상단 구석에 정확히 빨려 들어갔다. 자신감을 얻은 아라비제는 1-1로 맞선 전반 36분 오른쪽 페널티지역에서 팀 동료 강윤구의 패스를 잡아챈 뒤 반대쪽 골대 구석을 제대로 찌르는 왼발 슛으로 멀티골까지 넣었다. 전반전만 소화한 아라비제는 단 2개의 슛으로 2골을 기록하는 원샷 원킬을 뽐냈다.

아라비제의 놀라운 골 결정력은 K리그1 3연패를 노리는 울산의 새로운 동력으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김판곤 울산 감독(55)은 “원래 슈팅이 날카로울 뿐만 아니라 골 결정력이 훌륭한 선수라 기대치는 있었다”면서 “한국 축구의 빠른 템포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포항전에서 제대로 터진 느낌”이라고 반겼다.

아라비제는 2015년 우크라이나 1부리그인 샤흐타르 도네츠크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래 포르투갈(나시오날), 튀르키예(아다나스포르), 러시아(로토르 볼고그라드), 조지아(삼트레디아·토르페도 쿠타이시) 등 다양한 국가를 누볐다. 특히 2023~2024시즌에는 조지아 올해의 팀과 올해의 미드필더로 선정될 정도로 기량에 물이 올랐는데, 그 기량을 눈여겨보던 울산에 입단해 프로축구 무대에 데뷔하게 됐다.

아라비제는 데뷔전이었던 8월 18일 수원FC전에선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했으나 포항전은 달랐다. 반대발 윙어인 아라비제는 오른쪽 측면에서 매끄러운 드리블 돌파와 함께 슈팅으로 포항의 수비를 무너 뜨렸다. 울산의 한 관계자는 “원래 오른쪽 측면이 주 포지션”이라면서 “바코가 왼쪽 측면과 중앙에서 제 몫을 해냈던 것과 비교하면 정반대라 왼발의 바코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아라비제의 등장은 울산의 득점 루트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 것이라는 평가다. 기존의 주포인 주민규(8골)가 한 달 넘게 침묵하는 아쉬움이 있으나 야고(11골)와 아라비제, 마테우스, 강윤구(1골), 에사카 아타루(3골), 엄원상(4골) 등이 치열한 선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울산이 결승전만 남긴 코리아컵 뿐만 아니라 개막을 앞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까지 병행해야 하는 터라 긍정적인 대목이다.

김 감독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님(55)이 남긴 울산의 든든한 밑바탕에 새 얼굴들이 가세하면서 더욱 경쟁력이 올라갔다는 확신이 생겼다. 전인 감독이 정말 팀을 잘 만들어 놓으셨다”면서 “나와 함께 울산에 왔다고 할 수 있는 아라비제와 함께 팬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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