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유럽을 방문하여 '캡틴' 손흥민과 1시간 동안 단독 면담을 가졌다. 이번 만남은 홍 감독이 브라질 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손흥민과 '사령탑-선수'로 재회하는 자리였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홍 감독은 현지 시간으로 19일 오후 영국 런던에서 손흥민과 만났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손흥민이 토요일(20일)에 팀 연습경기가 있어 19일 오후에 면담이 이루어졌다. 약 한 시간 동안 단둘이 대화를 나눴다"며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추후 홍 감독이 직접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외국인 코치를 물색하기 위해 유럽을 방문 중이며, 영어와 스페인어에 능통한 수행 직원 한 명과 동행하고 있다. 손흥민과의 만남에서는 이 직원을 물리고 독대했다. 이는 손흥민이 선수단 내외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대표팀의 중심을 잡아주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K리그 경기 중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에 많은 좋은 선수들이 있다"며 "재능을 헌신과 희생 위에 올려놓는다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이기심 위에 놓는다면 발휘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손흥민과의 면담을 마친 홍 감독은 20일에는 독일로 이동해 대표팀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중원의 핵심인 이재성(마인츠)을 만날 예정이다. 이후 세르비아로 이동해 츠르베나 즈베즈다 소속의 황인범과 설영우를 만날 계획이다.
홍 감독은 지난 15일 유럽으로 출국해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방문하며 외국인 코치 후보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피지컬 코치와 전술 코치를 한 명씩 선임할 계획이다. 출국 직전 홍 감독은 "현대 축구의 핵심은 코치 분업화다. 얼마나 세분화하고 전문성을 극대화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유럽파 선수들과의 면담을 마친 후 다음 주 중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정확한 귀국 날짜는 미정이며, 홍 감독의 현지 일정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홍 감독의 선임 과정을 둘러싼 논란과 축구협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히 크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선임 과정 끝에 외국인 감독을 고려하다가 홍 감독을 선택한 점, 홍 감독이 대표팀을 맡을 생각이 없는 듯하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점 등에 대해 팬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박지성 전북 현대 디렉터와 이영표 해설위원 등도 축구협회를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문체부는 감독 선임 과정과 협회 운영, 예산 집행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