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한축구협회 임무만 남았습니다…‘과감함X밸런스’ 김도훈 임시감독, 6월 A매치 ‘임무 완료’

입력
2024.06.12 13:08
이제 대한축구협회의 임무만 남았다. 6월 A매치 한시적으로 지휘봉을 잡은 김도훈 감독은 임시감독이었지만 6월 A매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김도훈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감독은 1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최종전 중국과 홈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김도훈 임시감독은 6월 A매치 싱가포르전, 중국전 2연승을 기록하며, 3차 예선 진출 확정과 함께 톱시드권까지 확보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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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대한축구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 후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을 필두로 전력강화위원회를 재편하며 지난달까지 새 감독 선임 작업을 마치겠다고 공언했지만 거론됐던 유력 감독 후보들을 설득하지 못하며 9월 A매치까지 이를 미루게 됐다.

이에 3월 A매치에 이어 6월 A매치에서도 임시감독 체제를 선택했다. 황선홍 감독에 이어 과거 K리그에서 감독 커리어를 쌓은 김도훈 감독은 선임했다.

지난달 20일 대한축구협회는 김도훈 임시감독 선임을 알렸고, 곧이어 박건하 전 수원삼성 감독, 최성용, 조용형 코치, 양영민 골키퍼 코치, 이재홍, 정현규 피지컬 코치의 합류를 확정했다.

김도훈 임시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며 “처음 제의를 받고 나서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었고 많은 고민을 했다. 한국 축구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결정했다”라며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수 있도록 돕겠다. 우리 선수들과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곧바로 김도훈 임시감독 사단은 K리그 현장을 다니며 선수단 점검에 열을 올렸고, 지난달 27일 23인 소집 명단을 발표하며 6월 A매치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소집 명단 공개 당시 김도훈 감독의 과감한 선택이 눈에 띄었다. 손흥민, 이재성, 황희찬, 황인범, 이강인, 조현우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고, 클린스만 전 감독 체제에서 외면받던 조유민, 권경원, 주민규가 3월 A매치에 이어 또 한 번 발탁됐다.

또, 1년 3개월 만에 정우영이 대표팀의 중원에 복귀했고,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부진했던 박용우가 다시 부름을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김민재, 설영우, 조규성 등 일부 선수들이 부상 여파로 제외된 가운데 무려 7명의 새 얼굴을 불러들였다. 각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던 배준호, 황재원, 최준, 오세훈, 박승욱, 하창래, 황인재가 첫 A대표팀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우려 섞인 시선이 있었으나, 동시에 새 얼굴들에 대한 기대감도 뒤따랐다. 이를 김도훈 감독이 어떻게 잘 아우를 수 있을지 또한 주목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후 지난 2일 대표팀은 싱가포르 원정에 올랐고, 6일 싱가포르와의 경기에서 과감했던 선택에 대한 보답을 받았다. 당시 한국은 싱가포르를 상대로 무려 7골이나 터뜨리며 막강한 화력을 선보였다.

주장 손흥민과 에이스 이강인이 나란히 멀티골을 터뜨렸고, 주민규가 데뷔골과 함께 3도움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이어 배준호가 데뷔전 데뷔골, 박승욱이 데뷔전 데뷔 도움, 황희찬이 오랜만에 골 맛을 보는 등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팀의 밸런스가 상당히 안정적이었다. 지난 3월 A매치가 아시안컵으로 인한 선수단 내부 분열을 봉합하는 게 과제였다면, 이번 6월 A매치에서는 이를 넘어 한 팀으로 다시 한번 거듭나는 모습이었다.

대표팀의 이런 모습에 다시 한번 팬들은 기대와 설렘의 시선을 보냈고, 이번 중국전 6만 4935명의 팬이 상암 경기장을 방문해 태극전사들을 응원했다.

중국전에서는 예기치 못한 상대의 밀집 수비에 다소 고전하는 듯했지만, 이강인이 해결사로 나서며 3차 예선 톱시드권까지 확보했다.

한국 축구는 이어지는 위기 속 김도훈 임시감독 체제에서 3차 예선행과 톱시드를 거머쥐며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향한 다음 단계를 밟게 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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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임시감독이 6월 A매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가운데 이제 대한축구협회의 임무만 남게 됐다. 이제는 한국축구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올바르게 제시할 정식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

이미 임시감독까지만 맡겠다고 못 박은 김도훈 감독은 중국전 이후 “한국축구가 밸런스적인 측면을 잘 갖춘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능동적인 축구’를 하는 것이 한국축구에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정말 행복했던 A매치 기간이었다. 한국축구가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좋은 감독이 오는 것에 공감한다. 제가 마지막 임시감독이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도훈 임시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으며 한국축구에 대한 올바른 방향성을 잡아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주장 손흥민 또한 같은 마음이었다. 손흥민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한국축구에 적합한 지도자상에 대해 “이런 부분을 선수들인 저희가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협회에서 어떤 방향을 가고자 하는지 충분히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선택을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이제 (9월 A매치까지) 조금의 여유가 있으니 진행 과정을 지켜봐 주시면 더 좋은 선택을 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좋은 감독님이 오셔서 한국축구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약 3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았지만, 결코 헛되게 보내면 안 되는 시간이다. 이제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약 2년 밖에 남겨두지 않았다. 최고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한국축구에 적합하면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지도자 선임이 이뤄져야 할 타이밍이다.

현재까지 한국의 차기 감독 유력 후보로 제시 마치, 브루노 라즈, 세뇰 귀네슈, 헤수스 카사스, 바스코 세아브라 등 다양한 인물이 거론됐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으며 애를 먹었다. 이제는 다시 ‘0’에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6월 A매치를 성공적으로 마친 가운데 차기 감독 선임 또한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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