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팬 도발 → 손가락 제스처’ 손흥민 “홈 팬들 무시한다고 생각했다” [MK상암]

입력
2024.06.12 00:02
손흥민이 중국 팬들을 향해 내비쳤던 손가락 제스처의 의미를 밝혔다.

김도훈 임시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C조 최종전에서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의 중국 축구대표팀을 1-0으로 꺾었다.

답답했던 결정력 속 후반 16분 이강인의 결승골이 터지며 한국은 2차 예선에서 5승 1무(승점 16)을 기록했다. 이미 3차 예선행을 확정 지은 가운데 이번 경기 승리로 호주를 따돌리고 3차 예선 톱시드권을 확보했다.

 사진(서울 상암)=김영구 기자

 사진(서울 상암)=김영구 기자

주장 손흥민은 이날 좌측 윙어로 선발 출전해 어김없이 자신의 기량을 선보였다. 선제골 당시 이강인의 롱패스를 침착하게 받은 뒤 중국 수비를 흔들고 선제골에 결정적인 역할을 맡았던 땅볼 크로스를 올리는 등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쉽지 않은 경기였다. 선수들이 위협적인 장면 없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펼치며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또, 침착하게 잘 기다리고 기회를 만들어서 승리할 수 있었다. 분명 아쉬운도 있었지만, 조금 더 찬스를 살렸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선수들 모두가 너무 고생 많았다. 또, 코칭스태프, 스태프 분들 모두 고생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한국에서 잘 치를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께도 감사 인사 드리고 싶다”라고 전했다.

 사진(서울 상암)=김영구 기자

이날 3300여명의 중국 팬들이 상암벌에 들어섰다. 중국 팬들은 경기 전부터 응원을 보내며 분위기를 예열했다. 그러나 월드컵 3차 예선을 향한 간절함이 컸던 탓일까. 연이은 야유와 비난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전반전 중국 팬들 쪽이 있는 곳으로 갔던 손흥민은 중국 팬들은 향해 손가락 3개를 치켜들었다.

두 가지 뜻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지난해 11월 열렸던 2차 예선 2차전 중국 원정에서 한국은 중국을 3-0으로 꺾었다. 이를 뜻할 수도 있은 반면, 오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하겠다는 선전포고일 수도 있었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특별히 중국 팬들에게 야유 받을 행동을 하지 않았다. 야유를 받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홈 경기에서 그렇게 비난과 야유를 하는 것이 한국 팬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그래서 그런 제스처를 취했다. 좋은 경기를 보여줬고, 좋은 결과를 받아들였다는 것이 중요하다. 축구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인데 잘 대처한 것 같다”라고 답했다.

 사진(서울 상암)=김영구 기자

6월 A매치 김도훈 임시감독 체제가 종료됐다. 지난 3월 황선홍 임시감독 체제에 이어 두 번째 임시감독 체제다. 오는 9월부터는 정식 감독이 새롭게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김도훈 임시감독은 한국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능동적인 축구’라고 말하기도 했다. 옆에서 들은 손흥민은 “축구를 하다 보면 기본적으로 입어야 하는 옷들이 있다.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축구를 배우면서 규율적인 측면을 많이 알게 된다. 여러 감독님을 만나면서 저 또한 여러 옷을 입었다. 김도훈 감독님께서도 말하는 것들이 축구선수로서 기본적인 틀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규율적인 부분이다. 약속된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이다. 저희가 어떻게 이런 부분을 가져가는지 중요하다. 대표팀과 소속팀을 비교할 수 없지만, 소속팀의 경우 선수들이 이적하게 되면 떠나는 선수의 자리를 어떻게 채우고, 어떻게 뛰는지 생각한다. 한국 축구도 앞으로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훌륭한 어린선수들이 많다. 누누이 말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상암(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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