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외국인 투수들이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게 된 가운데, 베테랑 투수 김광현(SSG 랜더스)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김광현은 20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사실 국내 선수로서 외국인 투수들이 개막전 선발을 맡는 게 좀 창피한 일이지 않을까 싶다. 자존심도 좀 상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는 어린 선발투수들이 더 많이 올라와서 개막전 선발을 차지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10개 구단 사령탑은 22일에 진행되는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를 공개했다. 잠실 롯데 자이언츠(찰리 반즈)-LG 트윈스(요니 치리노스) 경기를 비롯해 수원 한화 이글스(코디 폰세)-KT 위즈(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문학 두산 베어스(콜어빈)-SSG 랜더스(드류 앤더슨), 광주 NC 다이노스(로건 앨런)-KIA 타이거즈(제임스 네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케니 로젠버그)-삼성 라이온즈(아리엘 후라도) 경기까지 모두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로 나선다.


류현진(한화)의 개막전 선발 등판 여부를 놓고 고민하던 한화도 외국인 투수를 선발로 예고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은) 몸 컨디션으로는 충분히 선발로 나올 수 있지만, 류현진의 나이가 적지 않다"며 "많이 던지면 안 되기 때문에 아끼려고 류현진을 세 번째(선발)로 돌렸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보면 정규시즌 144경기 중 1경기에 불과한 개막전이다. 하지만 김광현은 젊은 선수들이 큰 경기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하길 기대한다. "좀 아쉽다. 예전에 (류)현진이 형이나 (양)현종이 등 베테랑에 접어든 선수들처럼 어린 선수들도 이런 경험을 하지 않으면 계속 못하는 것"이라며 "팀에서 어느 정도 위치가 되는 선수들은 1선발로 개막전에 나와야 앞으로도 경험을 쌓을 것이고, 실력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광현은 "개막전 선발이 가장 떨린다. 그런 경험을 해야 나중에 국제대회나 중요한 경기에서도 선발을 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팀 입장에서도 그렇고 감독님, 코치님에게 '한 번 나가보겠습니다'라고 했으면 한다. (개막전이) 상징적인 경기인 만큼 그런 경기를 통해서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야구는 내년 3월에 개최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비롯해 2027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등 중요한 국제대회를 앞두고 있다.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해 국내 선발투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는 게 김광현의 생각이다.
김광현은 "(리그에서) 1위가 있으면 꼴찌가 있지만, 대표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리그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주면 국제대회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큰 그림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좋은 선수들이 많다. 원태인(삼성) 선수는 지난해 다승왕을 차지하기도 했고, 곽빈(두산) 선수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이 여러 명 있지 않나. 어린 선수들이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개막전 선발을 맡아줬으면 한다"며 정규시즌 144경기 중 한 경기이기 때문에 그런 경험을 하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광현은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 행사가 좀 더 일찍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시범경기 도중이나 시범경기 전에 (행사가) 진행되면 더 좋을 것 같다. 선수들도 덜 부담을 느낄 것이고, 마음껏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