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신민혁이 지난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T와 시범경기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7개월 만의 실전 등판이었다. 신민혁은 지난해 9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이르게 시즌을 마쳤다. 부상 회복 중이라 이날 전까지 연습경기 등판도 하지 못했다.
1회 첫 타자 상대 초구부터 시속 144㎞가 나왔다. 2번째 타자 상대 초구는 145㎞가 전광판에 찍혔다. 최근 몇 년 동안 도무지 보기 어려웠던 숫자였다. 지난해 신민혁의 직구 평균 구속은 평균 138.3㎞에 불과했다.
신민혁의 1회 투구를 보고 NC 더그아웃은 걱정을 많이 했다. 수술받고 온 투수가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했다. 신민혁은 “첫 등판이라서 그런지 많이 설레고 신났다. 첫 단추를 잘 끼고 싶어서 더 집중해서 던졌다”고 했다.
평소 신민혁은 구속을 많이 신경 쓰는 편이 아니다. 어차피 구속으로 승부하는 투수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날은 달랐다. 공 던질 때마다 전광판을 돌아봤다. 부상 이후 어디까지 자기 상태가 올라왔는지 숫자로 확인하고 싶었다.
신민혁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팔꿈치 불편함을 안고 공을 던졌다. 팔꿈치를 의식하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팔 스윙이 위축됐다. 그래서 수술만 잘 받고 나면 구속도 다시 좀 더 오르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 그 막연했던 생각이 이제는 현실이 되고 있다.
사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신민혁은 걱정이 많았다. 수술 여파로 미국 애리조나 투손 1차 캠프에 참여하지 못했다. 대신 국내에서 몸을 만들려고 했지만, 이례적인 봄 추위로 훈련 일정이 꼬였다. 대만 타이난 2차 캠프부터 팔꿈치 느낌이 확연하게 좋아졌다. 신민혁은 “얼마 전까지 사실 통증이 있었다. 그런데 대만을 가니까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지 하나도 안 아프더라”고 말했다. 신민혁은 대만에서 연습 경기대신 소화한 라이브 피칭에서 142㎞를 기록했다. 자신감을 가지기에 충분한 숫자였다.
신민혁은 시즌 개막 후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지금보다도 구속이 더 오를 것 같다고 했다. 이제는 갑자기 오른 구속에 적응해야 한다. 신민혁은 “145㎞까지 나와버려서 그런지 오히려 공 개수가 많아지더라. 2회까지 45개를 던졌는데, 그렇게 개수가 많이 나온 건 진짜 오랜만”이라며 “공이 빨라지니까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 것 같다. 다음 등판 때는 다시 경기 운영 같은데 신경을 다시 많이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민혁은 이날 등판으로 구속과 자신감을 모두 찾았다. 개막 선발 로테이션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소득도 생겼다. 선배들과 ‘구속 내기’에서 이겼다. 신민혁은 “저는 145㎞ 무조건 나올 거 같다고 확신했는데, 형들이 아무도 안 믿더라. 내기했는데 이겼다. (박)민우 형이 소고기 사준다고 했다. (박)건우 형, (김)태현이 형은 제가 먹고 싶을 때마다 커피를 사기로 했다. 안 그래도 이따가 건우 형한테 커피 한 잔 얻어먹으려고 준비 중”이라고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