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찬익 기자] 전 KIA 타이거즈 투수 윤석민의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된 가운데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25)의 가치가 더 높아졌다. 투수에게 불리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그라운드로 사용하면서 다승왕에 올랐기 때문이다.
윤석민은 지난 10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을 통해 “대구는 진짜 야구장을 잘못 지었다고 생각한다. 대구는 (야구장을) 다시 공사해야 한다. 말이 안 되는 야구장”이라고 말했다.
또 “잠실구장보다 좌중간 거리가 16m 짧다. 16m는 말이 안 된다. 5m만 되어도 어마어마한데. 여기는 야구장이 아니다. 중학교 경기를 해도 홈런이 나올 것이다. 너무 잘못 지었다. 대구가 너무 아쉽다. 타자 입장에서는 좋은데 전 세계에서 말이 안 되게 짧은 구장”이라고 덧붙였다.
윤석민의 발언이 논란이 되긴 했지만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투수에게 불리하다는 걸 강조하는 의미에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일까. 지난해 다승 1위에 등극한 원태인이 더욱 빛난다.
원태인은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두산 베어스 투수 곽빈과 달리 원태인은 타자 친화적 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그라운드로 사용하며 다승 공동 1위에 등극했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원태인은 “지난해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졌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쓰는 투수로서 다승 공동 선두와 국내 투수 평균자책점(3.66) 1위를 차지한 건 믿기지 않았던 시즌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제가 지난해를 앞두고 15승을 목표로 삼았는데 정말 달성할 줄 몰랐고 국내 투수 가운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 평균자책점 1위에 올라 자부심도 굉장히 많이 생긴 시즌이었다”고 덧붙였다.
원태인은 지난해 대구 홈경기에서 10승 2패 평균자책점 3.65의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그는 “홈팬 앞에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많이 보여드릴 수 있어 정말 기뻤다”고 했다.
푸른 피의 에이스를 넘어 국가대표 1선발로 우뚝 선 원태인은 올 시즌 1군 등록 일수를 채우고 소속 구단의 허락을 받으면 포스팅을 통해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 2021년부터 4년 연속 150이닝 이상 책임진 그는 이닝이터의 면모는 물론 내구성도 증명했다.
구자욱은 지난 2022년 2월 삼성과 5년 최대 총액 120억에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구단 측은 “구자욱의 실력은 물론, 향후 팀의 중심이 될 리더십을 갖춘 선수라는 판단으로 다년 계약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당시 원태인은 “너무 부럽다. 자욱이 형이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로서 FA 취득은 아주 중요한데 그걸 포기하고 다년 계약을 한다는 건 팀에 대한 애정과 충성심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팀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또 "제게도 그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당장은 (다년 계약이라는 게) 멀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지만 언젠가는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그런 계약을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로컬보이 출신 원태인은 ‘팔방미인’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릴 만큼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선수다. 비FA 다년 계약을 통한 입도선매가 필요해 보인다.
원태인은 과거 인터뷰를 통해 “삼성이라는 팀이 너무 좋다. 해외 진출 이야기가 나온 뒤 삼성을 떠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아졌다. 제겐 삼성이 최우선이다. 제게도 좋은 제의가 들어온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것”이라고 했다. 그의 바람이 이뤄질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