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마운드 전력이 순조롭게 채워지고 있다. 선발부터 중간 계투, 마무리까지 퍼즐이 맞춰졌다. LG는 공격적인 불펜 충원을 통해 이적과 부상 등으로 인한 전력 이탈을 상쇄했다.
올해 LG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 투수들은 시즌 종료 후 하나둘 전력 외 상태가 됐다. 선발과 중간계투, 마무리가 모두 한 자리씩 비었다. 2년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최원태가 삼성으로 FA 이적했다. 셋업맨인 좌완 함덕주는 올해 LG와 4년 38억 원에 FA 계약을 맺고 잔류했으나 지난 1월 팔꿈치 수술을 받아 오랜 기간 전력 외 상태였다. 8월 복귀해 15경기에서 11.2이닝을 던졌으나 지난달 같은 부위를 재수술받았다. 개막 엔트리 합류가 어렵다. 올해 26세이브를 기록하며 리그 세이브 3위에 오른 유영찬은 지난달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에 다녀온 뒤 팔꿈치 미세 골절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다.
LG는 올해 스토브리그를 투수 영입에 ‘올인’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장현식과 김강률을 영입하고 최원태의 FA 보상선수로 최채흥을 데려왔다. NC에서 방출된 심창민까지 품었다. 불펜 투수만 4명을 영입했다. 전력 이탈로 인한 공백을 메꾸고 지난 시즌 최대 약점이었던 구원 전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다.
이미 내년 마운드 운용의 대략적인 윤곽은 나왔다. 올해 가을야구에서 호투한 임찬규와 손주영이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요니 치리노스와 함께 선발진을 구성한다. 올해 필승조로 투입돼 꾸준히 이닝을 소화해 온 이지강, 삼성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최채흥 등이 5선발 경쟁에 합류할 전망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장현식을 새 시즌 소방수로 낙점했다. 염 감독은 유영찬의 긴 재활 소식이 전해지기 전부터 마무리 교체를 구상하고 있었다. 이로써 LG의 뒷문엔 조금 더 여유가 생겼다. 고우석이 미국에 진출하며 마무리 보직을 물려받은 유영찬은 아직 1년 차 소방수다. 수술 회복 후 재활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예정이기에 좀 더 시간을 갖고 성장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베테랑 김강률과 심창민의 합류로 인해 불펜에는 안정감이 더해졌다. 지난 시즌 70경기에서 70.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 3.91을 기록한 김진성에 이어 필승조로 활용할 옵션이 늘었다. 김강률은 2021시즌 두산에서 주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3승 무패 21세이브, 평균자책 2.09를 기록한 만큼 클러치 상황에서의 활용도가 높다.
지난 시즌 내내 ‘구원 평균자책 꼴등’이라는 꼬리표가 LG를 따라다녔다. 잠실 예수는 떠나갔고 가을야구에서는 외국인 선발 자원 에르난데스를 마무리로 기용해야 했다. LG는 왕조 재건을 위해 가장 먼저 마운드를 보강했다. 각지에서 긁어모은 에이스 투수들이 LG의 ‘어벤져스’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