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추운 겨울이다.
FA 내야수 서건창(35)이 KIA 타이거즈와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접점을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FA 4수를 선택했고 드디어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보상선수가 없는 C등급인데도 타구단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원소속 구단 KIA가 손을 내밀었지만 조건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 해를 넘겨 내년 1월까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LG를 떠나 고향팀 KIA에 입단해 권토중래에 도전했다. 1루수와 2루수 요원으로 94경기에 출전해 248타석을 소화했다. 타율 3할1푼 1홈런 26타점 40득점을 기록했다. 비록 규정타석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빈틈을 메우는 활약으로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KIA에게 가려운 곳을 긁어준 서건창의 영입은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당하게 FA 시장에 나섰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주전이 아니라는 점이 핸디캡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은 자신의 내건 조건에서 하향조정을 해야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스프링캠프(1월23일) 출발까지는 한달 남짓 남았다. 선수들이 쫓길 수 밖에 없다.
KIA와 계약을 하더라도 입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KIA와 입단 계약 발표를 앞둔 ML 88홈런 타자 패트릭 위즈덤이 주전 1루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1루수 이우성을 외야수로 복귀시키고 변우혁을 1루 백업으로 배치하는 모양새가 예상된다. 사실상 서건창의 내년 시즌 1루수 선발출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3할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능력을 회복한 만큼 대타 요원으로 활용가치는 크다. KIA가 계약을 추진하는 이유이다. 일단 주전 2루수 김선빈의 뒤를 받치는 백업수비 요원이자 대타 요원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 대신 젊은 후배들과 내야 백업경쟁도 벌여야 한다. 올해 100경기에 출전한 홍종표(24)와 잠재력이 뛰어난 윤도현(21), 수비력을 갖춘 박민(24)과 김규성(27)까지 내야 백업 후보이다.
특히 KIA는 김도영의 동기생 윤도현을 주전으로 키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3년 동안 부상으로 발목이 잡혔지만 시즌 막판 콜업을 받아 장타를 펑펑 날리며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아직까지는 수비력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내년에는 1군 출전기회를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서건창은 내년 시즌 2024년에 비해 출전기회가 훨씬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아무래도 FA 가치는 희소성에 달려있다. 거기에 따라 평가를 받고 조건이 정해질 수 밖에 없다. 4년 만에 비원의 FA 자격을 행사했지만 추운 겨울을 보내는 이유이다. 현재로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