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불펜 보강의 필요성을 느끼고 파격적인 전액 보장 계약으로 FA까지 영입했는데 벌써 구멍이 생겨버렸다. LG 트윈스가 2025시즌 준비에 돌입하기도 전에 핵심 불펜 투수들의 줄부상 악재를 맞았다.
LG는 4일 "유영찬이 구단 메디컬테스트에서 오른쪽 팔꿈치 주두골 스트레스성 미세 골절을 판정받았다"라며 "재부상 방지 차원에서 2일 주두골 골극 제거 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구단이 밝힌 예상 재활 기간은 3개월이다.
1군 데뷔 2시즌 만에 마무리 자리를 꿰찬 유영찬은 LG 불펜에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지난해 67경기 6승 3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유영찬은 LG의 통합우승에 이바지하며 불펜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고우석의 미국 진출로 올 시즌 마무리 보직을 맡은 유영찬은 62경기 7승 5패 26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97로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에 발탁된 유영찬은 3경기서 4이닝을 소화하며 단 1점만 내주는 좋은 투구를 펼쳤다. 특히 일본전에서는 선발 최승용에 이어 2번째 투수로 등판해 2⅔이닝 38구 무실점 호투로 한국이 잠시나마 역전을 할 수 있었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혼신을 다한 역투가 독이 된 것일까. 프리미어12를 마치고 돌아온 유영찬은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다행히도 재활에는 3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확실하게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개막을 맞으려면 복귀 시점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유영찬에 앞서 LG는 또 한 명의 불펜 자원 함덕주가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지난해 57경기 4승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62의 특급 활약을 펼치며 통합우승에 기여한 함덕주는 시즌 종료 후 4년 총액 38억 원의 FA 계약을 맺고 LG에 잔류했다.
계약 후 약 3주가 지난 2024년 1월 16일 LG는 함덕주의 팔꿈치 수술 소식을 알렸다. 재활을 마치고 2024시즌이 막바지로 향해가던 8월 중순 1군에 복귀한 함덕주는 15경기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가을야구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각각 1경기씩 등판한 함덕주는 시즌 종료 후 다시 수술대에 올라 2025시즌을 재활로 시작하게 됐다.
LG는 올 시즌 '왕조 구축'을 천명하며 2연패에 도전했지만 3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리그 평균자책점 1위(3.43)를 차지했던 철벽 불펜이 올해는 리그 6위(5.21)로 무너진 영향이 컸다. 뒷문 보강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낀 LG는 FA 시장에서 불펜 최대어로 꼽힌 장현식에게 4년 총액 52억 원 '전액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계약을 안겼다.
FA 영입으로 전력 보강에 성공하는 듯싶었지만, 불과 한 달 사이 2명의 핵심 불펜 자원이 연이어 수술대에 오르게 된 LG는 2025시즌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유영찬이 예상대로 3개월 만에 재활을 마치고 돌아오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지만, 만약의 경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불펜 보강이 필요하다면 아직 FA 시장에 남아있는 B등급 이용찬과 임기영, C등급 김강률로 눈을 돌려볼 수도 있다. 왕좌 탈환을 꿈꾸는 LG가 구멍난 뒷문 보강을 위해 다시 한번 움직일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OSEN, 뉴스1,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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