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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의 예상을 깬 ‘대이변’이 발생했다.
일본 야구대표팀의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연패가 좌절됐다. 디펜딩 챔피언의 앞길을 가로막고 새롭게 정상에 오른 건 대만이다. 24일 일본 도쿄돔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을 4-0으로 완파했다.
이날 대만은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벡스 산하 마이너 유망주 린위민을 선발로 앞세워 일본 타선에 맞섰다. 한국 팬들에게도 제법 익숙한 이름이다. 지난해부터 한국 야구대표팀과 3차례 맞붙은 결과, 15⅔이닝 4실점 역투를 펼친 이다. 믿고 쓰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이번에는 일본 타선을 봉쇄했다. 린위민은 4이닝 동안 69구를 던져 1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만, 이때까지도 승부의 추는 0-0 스코어로 팽팽한 상태를 유지했다.
일순간 흐름이 바뀌었다. 일본프로야구(NPB) 명문 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에이스 토고 쇼세이가 무너진 것. 토고는 5회초 선두 타자 린자정에게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허용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투수 교체 없이 토고를 강행한 게 결국 탈이 났다. 대만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전제셴의 쐐기 3점포가 터지면서 4점 차 리드를 확보했다. 토고는 최종 5이닝 동안 95구를 던져 7피안타 2피홈런 2볼넷 7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선발 투수들이 내려간 뒤 살얼음판 불펜 대결로 이어졌다. 양 팀 모두 실점 없이 남은 4이닝을 소화한 가운데 지난해까지 NPB에서 활약한 대만 우완 장이가 3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결승전 승리 투수를 거머쥐었다. 일본이 계속해서 추격의 기회를 엿봤지만, 여의찮았다. 9회말 일본의 마지막 공격, 선두타자 타스미 료스케의 귀중한 안타 출루가 터졌다. 하지만, 이내 후속 타자인 모리시타 쇼타, 쿠리하라 료야가 각각 야수선택, 병살타에 그치면서 27번째 아웃카운트를 끝내 내주고 말았다.
이로써, 5년 전부터 시작된 일본의 국가대항전 연승 기록은 27번째에서 멈췄다. 대만의 경우 이번 대회에서만 일본 상대로 조별예선(1-3), 슈퍼라운드(6-9) 등 두 차례 패한 바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무대인 결승에서 언더독의 반란을 일궈내면서 최종 승자로 우뚝 섰다.
한편, 같은 날 정오에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6-1로 제압하면서 이번 대회 3위에 올랐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