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KT 위즈 허경민(34)이 두산 베어스 ’90 트리오’가 결국 완전히 해체된 것을 아쉬워했다.
2009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7순위)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허경민은 프로 커리어 16년 동안 두산에서만 뛰며 KBO리그 통산 1548경기 타율 2할9푼3리(5065타수 1483안타) 60홈런 636타점 765득점 125도루 OPS .747을 기록했다. 이 기간 두산은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2015~2016년, 2019년)에 성공했다.
올해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허경민은 지난 8일 KT와 4년 총액 40억원에 계약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팀을 옮기게 됐다. 지난 23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T 위즈 2024 팬 페스티벌’에 참가한 허경민은 “이렇게 KT 행사에 참여하니 많이 다른 느낌이다. 서울에서 수원으로 오는 길에 조금 긴장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KT 팬분들이 정말 너무나 환영을 해주시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정말 너무 감사하고 최선을 다할테니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16년 동안 뛰었던 두산을 떠나는 것은 허경민 입장에서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허경민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조심스럽긴 하지만 KT에서 나를 향한 진심이 느껴졌다. 가장 먼저 연락을 주셨고 계속 연락을 주셨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연락이 올까 생각도 했는데 정말 나를 원한다고 느껴졌다. 우승을 하고 싶은데 내가 필요하다는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라고 KT와 계약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허경민이 KT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두산 왕조를 이끌었던 허경민, 정수빈(두산), 박건우(NC) ’90 트리오’는 정수빈을 제외하면 모두 다른 팀으로 떠나게 됐다. 2009 신인 드래프트에서 허경민과 함께 두산에 입단한 박건우(2차 2라운드 10순위), 정수빈(2차 5라운드 39순위)은 허경민과 함께 두산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박건우가 2021년 12월 NC와 6년 총액 100억원에 계약하며 팀을 떠났고 올해 겨울 허경민까지 KT로 가게 되면서 90 트리오는 완전히 해체됐다. “사실 (정)수빈이에게 가장 먼저 이야기를 했는데 이 친구가 라디오에서 이상한 소리를 해서 내가 이야기를 안한게 되버렸다”라며 웃은 허경민은 “수빈이에게 고맙고 또 미안하다. 내가 항상 함께하자고 했는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허경민은 “수빈이와는 잘 이야기를 했다. 이 자리에서 다 말할 수는 없겠지만 말을 하면서도 참 많이 슬펐다. 수빈이 앞에서 말하는게 힘들었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 정말 고마운 친구고 (박)건우, 수빈이와 한 팀에서 뛰었을 때 나에게 그 친구들은 마라톤으로 치면 페이스 메이커 같은 친구들이었다. 내가 힘들고 따라가기 버거울 때 그 친구들이 끌어줬다. 덕분에 정말 즐겁게 야구를 할 수 있었다. 정말 너무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함께 동고동락했던 정수빈, 박건우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