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FA보다 2배 이상↑' 40세에 이런 계약이 가능하다고? 오승환을 뛰어넘었다

입력
2024.11.23 09:57
노경은.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자신의 첫번째 FA 계약의 악몽을 잊었다. 40세에도 이런 계약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SSG 랜더스는 투수 노경은과 22일 FA 계약을 체결했다. 조건은 2+1년 최대 25억원이다. 계약금이 3억원, 연봉 총액이 13억원이고 옵션에 따른 인센티브가 9억원이다. 보장액은 16억원.

예상보다 긴 협상이었다. SSG 구단은 시즌 막바지부터 노경은의 계약을 두고 제안을 시작해왔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막판 조율이 길어졌다. 하지만 다행히 11월을 넘기지 않고 최종적으로 사인을 마치면서 일단 내부 FA였던 최정, 노경은 잔류에 모두 성공했다.

60억, 70억원 몸값이 넘쳐나는 최근 FA 시장에서 총액 25억원은 적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선수의 나이를 생각하면 대단한 액수다. 1984년생인 노경은의 올해 나이는 40세. 내년이면 41세로 투수로는 이미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FA였던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의 총액을 뛰어넘었다. 오승환은 2024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2년 총액 22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물론 오승환은 전액 보장 금액이고, 노경은의 경우 보장 금액은 16억원이지만 계약금액이나 총액면에서 오승환보다 더 많은 최대 3년에 최대 25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노경은. 사진=SSG 랜더스


대반전이다. 노경은은 수차례 은퇴 위기를 넘긴 선수로 '인간 승리의 아이콘'이라 불린다. 자신의 첫번째 FA 계약과 이번 두번째 FA를 비교해봐도 편차가 크다.

노경은은 첫 FA였던 2018년 당시 소속팀이었던 롯데 자이언츠와 거의 1년 가까이 진통을 겪은 끝에, 2년 최대 11억원에 어렵게 계약을 체결했었다. 2019시즌은 소속팀 없이 사실상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그리고 2021시즌이 끝난 후 롯데에서 방출된 노경은은 다시 한번 은퇴 위기를 겪었다가 SSG에 입단했다. 그 이후 거둔 최근 3시즌의 성적이 전성기 그 이상을 보여주는 수준이라 이정도 규모의 계약이 가능했다.

첫 시즌 12승에 두번째 시즌과 세번째 시즌은 2년 연속 30홀드, KBO 역대 최초 기록이다. 또 올해는 역대 최고령 리그 홀드왕(38홀드)까지 차지하면서 스스로 두번째 FA 계약에 대한 기회를 잡았다.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SSG전. 6회초 노경은이 투구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9.17/


SSG도 노경은이 최소 1~2년은 더 주전급 선수로 활약해줄 것이라는 기대치가 있기 때문에 적지 않은 투자를 결심했다. 또 40세를 넘긴 나이에도 철저한 자기 관리를 하는 모습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계약을 체결한 노경은은 "팬분들께서 계약 소식을 많이 기다리셨던 걸로 알고 있다. 협상 기간 동안 많이 기다리셨을 팬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전하고 싶다. 그리고 좋은 조건으로 팀에 남을 수 있게 해준 구단에게 감사하고 선수로서 좋은 기억을 가진 구단에 남을 수 있어 기쁘다. 내년 시즌 준비 잘해서 항상 마운드 위에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투수 최초로 세번째 FA 계약을 체결한 KT 위즈 우규민과 40세가 넘어서 최고 규모의 FA 계약을 체결한 노경은까지. 40대 투수들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증거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선배들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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