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이 없는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 박영현(21·KT 위즈)은 프로 데뷔 후 늘 ‘롤모델’과 관련된 질문에 오승환(42·삼성 라이온즈)의 이름을 언급해 왔다. 소속 팀은 물론, 국가대표로도 오랜 시간 ‘끝판왕’으로 활약한 오승환의 발자취는 박영현이 늘 꿈에 그리던 길 중 하나였다.
올해 박영현은 이러한 자신의 꿈을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소속팀인 KT에서 풀타임 마무리투수로 한 해를 보냈고, 이어 열린 국제대회인 프리미어12에서는 대표팀의 마무리 투수로 확실한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박영현은 16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열린 2024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도미니카공화국전에 팀 6번째 투수로 8회초에 등판했다. 팀이 4-6으로 뒤진 상황에서 1.2이닝을 깔끔하게 무실점으로 막아 대표팀의 9-6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영현은 도미니카공화국전에 앞서 지난 14일에 열린 쿠바전에서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두 경기에서 2.2이닝 무실점 3삼진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0.00을 마크했다. 내준 볼넷은 단 한 개도 없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야구대표팀의 불펜엔 각 팀 마무리 투수들이 거의 총집합해 있다. 김택연(두산 베어스), 정해영(KIA 타이거즈), 조병현(SSG 랜더스) 등이 있지만, 류중일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마무리 투수는 박영현이었다.
박영현의 장점은 뚜렷하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볼로 타자를 압도하는 가운데 130㎞ 대의 슬라이더로 타자들의 배트를 끌어낸다. 여기에 뛰어난 제구력까지 갖추고 있으니 국제대회에서도 자신의 공을 자신감 있게 던지는 모습이다.
큰 경기에서의 경험 역시 점점 더 많이 쌓여가고 있다. 2022년에 1군 무대에 데뷔한 박영현은 이제 3년 차 ‘영건’이다. 하지만 포스트시즌(PS) 경험이 벌써 적지 않다. 데뷔 첫 해부터 PS를 경험한 것은 물론, 2023년엔 한국시리즈(KS) 무대까지 밟았다. 올해도 역시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준PO)까지 마운드를 밟았다.
국제대회에서도 경쟁력을 충분히 보여 왔다. 박영현은 2023년에 열린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 야구대표팀으로 차출돼 맹활약을 펼치며 팀 금메달 수확에 큰 힘을 보탰다. 여기에 프리미어12에서도 또다시 역투를 펼쳐 자신의 국제무대 경쟁력을 재차 입증했다.
박영현은 이번 대표팀 활약으로 한국야구대표팀의 마무리 투수 타이틀을 따냈다. 오랜 시간 그토록 동경해 온 오승환의 후계자로도 최종 낙점된 모습이다. 심지어 아직 20대 초반의 어린 투수. 그의 향후 태극마크 활약이 더욱 더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