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통 큰 투자다.
한화 이글스는 올해 자유계약(FA) 시장에서 '큰 손'으로 이름을 떨쳤다. 투수 최대어 엄상백과 내야수 심우준을 새로이 영입했다. 총 '128억원'을 들여 선수층 강화에 성공했다.
지난 6일 FA 시장이 개장했다. 한화는 이튿날인 7일 첫 번째 공식 발표에 나섰다. KT 위즈 소속이었던 내야수 심우준과 계약 기간 4년, 최대 50억원(보장 42억원·옵션 8억원)에 사인을 마쳤다. 현장에서 원했던 빠른 발, 작전 수행 능력을 갖춘 유격수 심우준을 품으며 내야를 보강했다.
손혁 한화 단장은 "심우준은 한 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 가능한 꾸준함은 물론 안정적인 수비를 갖췄다. 내년 센터라인 강화의 주축이 될 것이다"며 "피치클락이 도입되는 가운데 심우준은 출루 시 상대 투수에게 압박을 줄 수 있는 선수다. 팀에 다양한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올해 한화의 유격수 자리는 주로 이도윤이 지켰다. 784이닝을 소화했다. 이어 황영묵이 265이닝, 하주석이 221⅔이닝을 맡았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FA 권리를 행사한 하주석이 시장으로 나온 가운데 한화는 심우준 영입을 통해 주전 유격수를 확보했다.
2015년 신생팀 KT와 함께 1군에 데뷔한 심우준은 통산 9시즌 동안 107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4, 726안타, 31홈런, 275타점, 403득점, 156도루 등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무 야구단(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 후 KT로 돌아와 53경기에 출장했다. 타율 0.266(169타수 45안타) 3홈런 28타점 22득점 7도루를 빚었다.
한화는 심우준에 만족하지 않고 엄상백까지 품에 안았다. 8일 엄상백과 계약 기간 4년, 최대 78억원(계약금 34억원·연봉총액 32억5000만원·옵션 11억5000만원)에 손을 맞잡았다.
올해 한화에서 제대로 선발 로테이션을 돈 선수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뿐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마치고 복귀 시즌을 치른 류현진은 28경기 158⅓이닝서 10승8패 평균자책점 3.87을 올렸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홀로 규정이닝(144이닝)과 두 자릿수 승수를 채웠다.
그 외에는 믿을만한 토종 선발이 없었다. 문동주는 21경기 111⅓이닝서 7승7패 평균자책점 5.17에 그쳤고 부상으로 9월 초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다. 김기중을 비롯해 신인 황준서와 조동욱 등이 선발 기회를 얻었으나 모두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했다. 세 명 다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엄상백은 2015년 KT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성했다. 올해까지 9시즌 동안 305경기 764⅓이닝에 등판해 45승44패 28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4.82를 선보였다. 특히 2022년 33경기 140⅓이닝서 11승2패 평균자책점 2.95로 생애 첫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았다. 처음으로 리그 승률왕(0.846)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는 29경기 156⅔이닝서 13승10패 평균자책점 4.88을 빚었다. 한 시즌 개인 최다승을 적립했다.
한화는 엄상백이 구위, 제구, 체력 등을 바탕으로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주길 바라고 있다.
손혁 단장은 "내부에서 선발투수 뎁스 강화가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빠르게 영입을 결정해 움직였다"며 "엄상백이 기존 선발진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젊은 선발 자원의 육성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두 선수에게 총 128억원을 쓴 한화는 외부 FA 영입 한도를 모두 채웠다. 올해 FA 시장에서는 총 20명이 FA 승인 선수로 공시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 제173조 'FA 획득의 제한'에 따라 10개 구단은 타 구단 소속 FA 승인 선수 중 2명까지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FA 승인 선수가 11~20명이면 구단당 2명, 21∼30명이면 구단당 3명까지 외부 FA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과감한 투자로 원하던 선수들을 데려온 한화는 2025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한화는 "내부 FA 및 외국인선수 영입, 선수단 연봉 협상 등 다음 계획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한화 이글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