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고척 김건호 기자] "8이닝 던졌는데, 예상 못 했죠."
소형준(KT 위즈)은 2023시즌 초반 팔꿈치 부상을 당하며 수술대에 올랐다. 그 후 긴 시간 재활에 집중했다. 올 시즌 중반 복귀가 예상됐으나 2군 경기에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던 중 우측 팔꿈치 외측 굴곡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아 다시 재활에 나섰다.
소형준은 9월 12일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올랐다. 491일 만의 복귀전이었다. 선발 투수가 아닌 불펜 투수로 올 시즌을 치른 그는 6경기 2승 8⅓이닝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3경기 1홀드 4이닝 1탈삼진 평균자책점 2.25를 마크했다.
소형준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WBSC) 프리미어12 대표팀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려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표팀은 지난달 23일 소집돼 24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대비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5일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난 소형준은 "너무 좋은 선수들과 다시 운동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그 부분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팔꿈치에도 큰 문제는 없다. 그는 "8월까지 재활을 하고 9월부터 본격적으로 던졌기 때문에 무리 되거나 그런 부분은 없다. 또 내년 시즌을 위한 빌드업이 잘되고 있는 과정인 것 같다"며 "포스트시즌 할 때보다 여기 와서 훈련하면서 더 좋아진 것 같다. 팔이 많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대표팀 발탁 소식에 본인도 놀랐다. 올 시즌 많은 경기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형준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8이닝 던졌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생각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끝나고 내년을 어떻게 운동하며 준비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대표팀 발탁 소식을 들어서 혼란스러웠다. 왜 나일까 생각도 해봤다"며 "대표팀에 뽑히는 것은 항상 기쁜 일이라 기분은 좋았는데, 한편으로는 제가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았을 때 나가는 것은 또 민폐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고 밝혔다.
소형준은 지난 2일 열린 쿠바와의 평가전에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6회말 마운드를 지킨 그는 두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유격수 땅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려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13개의 공을 던졌으며 최고 구속은 148km/h가 나왔다.
소형준은 "오랜만에 마운드에 올라가서 걱정을 좀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원하는 곳에 공이 잘 들어가서 다행이었던 것 같다. 내일(6일) 상무랑 경기도 던져야 된다. 경기하면서 더 좋은 컨디션 만들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만약, 소형준이 대표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면 같은 팀 동료인 멜 로하스 주니어와 맞대결을 펼칠 수도 있다. 로하스는 이번 프리미어12에 도미니카공화국을 대표해 나선다.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경기는 오는 16일 열린다.
소형준은 "로하스를 상대하는 것보다는 최종 명단에 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 만약, 발탁되면 그때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