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두산의 3루를 지켜온 허경민이 옵트아웃을 이용, 다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다.
KBO는 5일 2025년 FA 승인 선수 20명 명단을 공시했다. 이날 공시된 FA 승인 선수는 6일부터 국외 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총 20명이 FA 승인 선수로 공시돼 KBO 규약 제173조 FA 획득의 제한에 따라 각 구단은 타 구단 소속 FA 승인 선수를 최대 2명 영입할 수 있다.
승인 선수 중 허경민이 가장 눈에 띈다. 허경민은 2021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4+3년 최대 85억원에 사인했다. 허경민이 이번 시즌 후 두산 잔류를 택하면 2025~2027년 3년 동안 20억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허경민은 잔류가 아닌, FA 시장에 나오기로 했다. 이번 시즌 허경민은 타율 0.309, 7홈런, 6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1을 기록하며 여전히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이에 FA로 나설 경우 두산 잔류시 받게 될 ‘3년 20억원’ 이상의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크다.
사실 FA 승인 선수 명단에 오른 선수 중 최대어는 KBO리그 통산 홈런 1위(495개)를 달리는 최정(SSG)이다. 하지만 최정은 SSG 잔류가 유력한 상황이다. 2014년 11월 SSG의 전신인 SK와 4년 86억원에 계약했던 최정은 2018년 12월 6년 최대 102억원에 또 한 번 FA 계약을 했다. 이번에도 총액 기준 100억원 이상이 유력한 상황인데, 경우에 따라서는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초 다년 계약 총액 ‘300억원’을 달성할 수 있다.
투수 중에서는 선발 투수 자원인 엄상백(KT)과 최원태(LG)가 주목할 만하다. 둘 모두 이번 시즌 4점대 평균자책점에 그쳤지만, 선발 보강이 필요한 팀들이 꽤 많아 가치가 높다. 불펜 투수 중에서는 롯데의 핵심 불펜인 김원중과 구승민이 가장 눈에 띄고 불혹의 나이에 38홀드로 홀드왕에 오른 노경은(SSG) 역시 FA를 신청했다.
한편 FA 자격을 갖춘 30명 중 10명이 FA 권리를 포기했다. FA 미신청 선수는 김재호(두산), 박경수, 오재일(이상 KT), 서진용(SSG), 진해수(롯데), 이재원, 김강민(이상 한화 이글스), 심창민(NC), 최주환, 이용규(이상 키움)다. 박경수와 김강민은 은퇴를 선언했고,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팀을 찾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해 FA 자격을 행사하지 않았다. 서진용의 경우 2023년에는 42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59로 눈부신 활약을 했으나 올해는 팔꿈치 수술 여파로 6홀드에 평균자책점 5.55를 기록하는데 그쳐 FA 재수를 선택했다.
KBO리그는 구단 내 연봉 순위와 전체 연봉 순위, 나이, FA 신청 횟수를 고려해 FA 선수 등급을 A~C로 분류한다. A등급 타 구단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보상선수 1명(보호선수 20명 외)과 전년도 연봉 200% 또는 전년도 연봉 300%를 원소속팀에 지급해야 한다. B등급 보상 규모는 보상선수 1명(보호선수 25명)+전년도 연봉 100% 혹은 전년도 연봉 200%, C등급은 보상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 150%다. 이번 FA 시장에 나온 선수 중 A등급은 최원태, 김원중, 구승민 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