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원태인의 응원, "나 없어도 잘 해, 이젠 너의 시간" 황동재의 '진인사대천명'

입력
2024.10.17 06:04
14일 대구에서 만난 황동재. 대구=윤승재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 선발 투수 황동재가 특별한 응원을 받았다. 

2020년 삼성의 1차 지명선수인 황동재는 유명한 '삼린이(삼성 어린이 팬)' 출신이다. 대구 율하초와 경운중, 경북고를 나온 '대구 로컬보이'인 그는 과거 시민야구장 시절부터 삼성 야구를 보며 자라왔다. 

특히 삼성의 왕조 시절을 보고 야구선수의 꿈을 키워 왔다는 그. 당시 삼성의 가을야구를 봤냐는 질문에 황동재는 "오승환 선배가 인상 깊었다. 아무도 공을 건드리지 못했다"라고 회상했다. 

지금은 같은 팀이 되어 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지만 이번 가을에서는 오승환과 함께 할 수 없다. 후반기 구위 저하로 인해 오승환이 PO 엔트리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삼성 오승환이 2011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 포수 진갑용에게 안겨 기뻐하고 있다. IS 포수


황동재도 그런 그의 탈락이 안타까웠다. 황동재는 "최근 2군에 잠시 내려갔을 때 오승환 선배를 봤다. 선배가 '나 없어도 잘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울 뻔 했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선배가 무뚝뚝해 보이지만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많이 배운다"라고 말했다. 특별한 응원을 받았다. 

오승환에 이어 '로컬 보이' 선배 원태인도 황동재에게 응원의 한마디를 보탰다. 원태인의 말에 따르면, 황동재는 김윤수와 함께 원태인이 결성한 '보드게임 멤버' 중 한 명이다. PO 연습기간 동안 합숙을 했던 이들은 보드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면서도 PO에서의 승리 의지를 다지며 합심했다고.

원태인은 지난 2차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게임할 때 윤수 형한테 '경기에서 위기를 맞으면 막아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는데 진짜 윤수 형이 막아줬다"고 했다. 당시 원태인은 7회 2사 만루 위기를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는데, 김윤수가 LG 강타자 오스틴 딘을 땅볼로 잡아내면서 실점 위기를 막아줬다. 

2024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의 플레이오프(PO) 2차전 경기가 15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7회초 2사 만루 김윤수가 등판해 오스틴을 내야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가 원태인과 포옹하고 있다. 대구=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4.10.15/


이후 원태인은 "이제 황동재의 시간이다. (그때 말했던 대로) 황동재가 3차전에서 잘 던져줬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황동재의 3차전 선발은 지난 14일에 결정됐다. 당초 삼성은 왼손 투수 이승현과 황동재를 두고 고심했는데, 왼손 불펜이 적은 현실에 이승현을 불펜으로 돌리고 황동재를 3차전 선발로 낙점했다. 

황동재는 "정규시즌에 선발 등판하면 긴 이닝을 생각하지만 PS는 다르다. 많은 이닝을 던지면 좋겠지만, 우선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것에만 집중하겠다"면서 "PS에서는 운도 필요한 것 같다. 진인사대천명의 겸허한 자세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면서 결과는 하늘에 맡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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