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마무리캠프가 시작하지만 NC의 차기 감독 소식은 여전히 없다. 내년 시즌 준비는 마무리캠프부터인데 막상 감독 없이 문을 열어야 한다. 다른 팀들의 포스트시즌 일정 등과 맞물리면서 14일 현재까지도 감감무소식이다.
방향성은 있다. NC가 차기 감독과 관련해 강조하는 두 가지 키워드는 ‘육성’과 ‘소통’이다.
과거처럼 FA 선수에 큰돈을 쏟아붓기가 쉽지 않다. 샐러리캡 제약이 있고, 모기업의 전폭적인 자금 지원 또한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그만큼 절실해졌다.
구단 측은 현장의 선수 기용폭이 제한적이었다고 판단한다. 1군에서 충분히 기회를 부여했다면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들이 적지 않은데, 실제로는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육성’과 함께 나오는 키워드가 ‘소통’이다.
NC는 구단 매뉴얼에 프런트는 현장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문화해둔 팀이다. 그간 프런트가 현장에 관여하면서 파열음을 냈던 다른 구단 사례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기조에 어느 정도 변화 의지가 감지된다. 경기 운영 등 현장의 고유 권한은 충분히 존중하되, 선수 등·말소 같은 큰 틀에서 운영과 관련해선 현장과 프런트 사이 소통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프런트에서 나름의 성장 곡선을 그려놓고 신인 선수를 뽑아놨는데, 막상 현장에서 부름을 받지 못한다면 그런 구상이 어그러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구단이 말하는 ‘소통’에는 데이터 활용도 포함이 될 것으로 보인다. NC는 리그에서 가장 폭넓게 데이터를 생산하고 가공하는 팀으로 꼽힌다. 팀의 특장점인 데이터를 더욱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현장과 프런트 사이 소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추가된다. 성적이다. KBO리그에 메이저리그식 탱킹 혹은 리빌딩은 키움 정도를 제외하면 없다고 봐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지난해 키움이 국내 1선발 최원태를 LG로 보내면서 유망주 이주형을 데려온 트레이드가 크게 화제가 됐던 것도 그간 보기 드물었던 유형의 트레이드이기 때문이다.
NC 역시 ‘육성’을 강조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성적은 담보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선남 NC 단장은 “유망주를 키우면서 당장 우승을 하라고 한다면 무리한 주문일 수 있겠지만, 가을야구 진출을 목표로 잡는다면 좀 더 이야기해 볼 여지가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육성을 통해 팀 전력을 키우고, 가을 야구를 꾸준히 나가면서, 성장한 선수들이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는 시점에 대권까지 노려보겠다는 구상이다.
차기 감독 인선 과정에서 그리고 있는 이런 그림이 기대대로만 그려진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 그러나 우려 또한 나온다. ‘소통’과 ‘간섭’은 사실 종이 한 장 차이일 수 있다. 현장의 고유권한을 어떻게 설정하느냐도 미묘하고, 조심스러운 문제다. 육성을 중시하면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낸다는 것 또한 말처럼 쉽지 않은 과제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낸 사례가 사실 드물다. 오히려 어느 하나도 해내지 못하고 ‘암흑기’만 무한정 이어졌던 경우를 찾는 게 더 빠른 게 사실이다.
NC는 2025시즌 새로운 선순환을 시작할 수 있을까. 일단은 차기 감독 선임이 그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