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라도 맡고 싶다.”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39)는 KBO리그 통산 최다 2369경기 출장 기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이루지 못한 게 딱 한 가지 있다. 한국시리즈(KS) 출장이다. 정규시즌 출장 기록으로는 손아섭(NC 다이노스·2058경기)과 이대호(1971경기)가 강민호의 뒤를 잇는다. 그러나 강민호는 롯데 자이언츠 시절인 2008년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2021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PO까지 포스트시즌(PS) 통산 26경기를 뛰고도, KS에는 나서본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삼성 선수들의 동기부여는 한층 강해졌다. 삼성은 ‘왕조’를 구축한 2010년대 초중반과 달리 2016년 개장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선 KS를 치른 적이 없다. 올가을 ‘라팍’에서 KS를 펼치는 게 삼성의 1차 목표다. 여기에 강민호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해졌다. 토종 에이스 원태인은 “아직 (강)민호 형이 KS 공기를 마셔보지 못했다”며 “꼭 KS에 진출해 한을 풀어드리겠다”고 밝혔다. 강민호는 “선수로 뛸 날이 많이 남지 않았다. KS 냄새라도 맡고 싶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해 늘 마음속의 목표로 삼아왔다”고 말했다.
물론 KS 진출로 목표는 끝나지 않는다. 강민호에 이어 박병호(38)가 선수단에 또 다른 동기를 줬다. 박병호는 KBO리그에서 많은 것을 이룬 스타플레이어지만, KS 우승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 2차례(2014·2019년)와 지난해 KT 위즈에서까지 총 3차례 KS에 올랐다. 그러나 유독 KS에선 부진했고, 우승도 맛보지 못했다. KS 통산 15경기에서 타율이 0.164(55타수 9안타)다. 원태인은 “(박)병호 형이 아직 무관이어서 우승 타이틀을 갖게 해 드리는 게 또 다른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삼성 선수단은 두 베테랑이 정상에 오를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다. 13일 벌어진 PO 1차전에서 LG 트윈스를 잡은 삼성은 KS 진출 시까지 고려해 많은 청사진을 짜놓은 상태다. 주장 구자욱은 “KS 진출은 우리 모두에게 목표이지 않겠는가”라며 “우리는 최대한 빠르게 승리해 좀 더 많은 휴식을 취하면서 KS에 오르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