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국시리즈 생각이 난다.”

LG 트윈스 임찬규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5차전에 선발로 나와 6이닝 3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준PO 2차전에서도 5.1이닝 7피안타 4사사구 2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를 펼친 준PO 2경기 2승 평균자책점 1.59로 맹활약했다.





임찬규는 기자단 투표 67표 중 34표를 획득하며 준PO MVP로 선정됐다. 그 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19표, 손주영이 7표, 신민재가 7표를 획득했다.

경기 후 임찬규는 “팀이 이길 수 있는 것만 생각했다. 영광이다. 팬분들에게 감사하다”라며 “그동안 가을야구에 올라오면 흔들렸던 이유가 마음에 올라오는 감정을 가지고 하다 보니 실패했던 것 같다. 최대한 정규 시즌 마인드로 던지려 했다. 한 구, 한 구에 집중하며 던졌던 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7회 등판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랬다면 6회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을 텐데, 마지막인 줄 알고 팬들과 함께 좋은 감정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날 매 이닝이 끝날 때마다 1루 응원석을 가득 채운 LG 홈 팬들은 임찬규의 이름을 연호하며 힘을 실어줬다.



임찬규는 “나도 느꼈다. 오랜 시간 기다려주셨다. 이겨낼 수 있는 마음이 있었다. 많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덕분에 좋은 경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수 에르난데스가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로 변신해 투혼을 발휘했다. 5경기에 모두 나와 7.1이닝 117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내 마음의 MVP는 엘리다. 너무 고생했다. 그 마음이 우리 선수들에게 전해졌다.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뛸 수 있었다. 덕분에 PO에 갔다. 분명 많은 기운,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 엘리의 역할이 컸다”라고 극찬했다.

임찬규도 “전 경기 등판을 해 컨디션을 맞추는 게 쉬운 게 아니다. 중간 투수는 다양한 상황에서 나올 준비를 해야 한다. 팀 사정상 불펜 투수로 나섰는데 몇 인분 이상은 해줬다. 내 마음속 MVP다. 앞으로도 에르난데스가 안 아팠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이제 LG는 13일부터 정규 시즌 2위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일정을 치른다. 삼성과 LG가 포스트시즌에서 만나는 건 2002년 한국시리즈 이후 22년 만이다. ‘엘린이’ 출신인 임찬규는 그때 그 시절을 기억하고 있다.

임찬규는 “2002년 한국시리즈 생각이 난다. 꼭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반드시 패배를 설욕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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