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KBO리그의 대표적인 지략가 염경엽(57) LG 트윈스 감독과 이강철(59) KT 위즈 감독이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마지막 외나무다리에서 마주한다. 2승2패로 갈 데까지 간 두 팀 중 한 팀은 웃고, 한 팀은 쓸쓸히 시즌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다.
LG와 KT는 11일 오후 6시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신한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PO 5차전을 치른다.
1차전은 투수력을 앞세운 KT가 승리했고 2, 3차전은 LG가 역전승을 챙겼다. 4차전은 11회까지 가는 승부에서 KT가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얻었다.
역대 5전 3선승제 준PO에서 두 팀이 1승1패로 치른 3차전을 이긴 팀(6팀)은 모두 PO 티켓을 획득했다. 이 때문에 지금도 LG가 PO에 오를 확률이 100%다.
그러나 확률은 어디까지나 숫자에 불과하다. 특히 KT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0%의 확률도 깰 수 있음을 보여준 바 있어 자신감이 넘친다.
두 팀 간 전력 차이가 크지 않고, 4차전까지 오면서 체력이 소진된 점을 감안하면 작은 차이가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상대의 틈을 파고들 사령탑의 지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양한 작전 구사로 '염갈량'이라는 별명이 있는 염 감독은 규모가 큰 잠실에서 '뛰는 야구'를 준비하고 있다. LG는 지난해 팀 도루 166개로 1위에 올랐다. 올해는 171개로 더 늘었다.
홍창기, 신민재, 박해민 등 빠른 선수들이 출루하면 큰 폭의 리드로 상대 투수를 교란한 뒤 한 베이스를 더 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가을 들어 연일 마법을 부리고 있는 '강철 매직' 이강철 KT 감독은 도루보다 장타에 기대를 건다.
강백호, 문상철, 장성우, 황재균, 멜 로하스 주니어, 오재일 등 홈런타자들이 즐비해 기대해 볼 만하다.
만약 경기가 안 풀릴 경우 중반 이후 천성호, 송민섭, 정준영 등 적극적으로 대타를 기용해 상대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마운드에서는 2차전에서 붙었던 LG 임찬규와 KT 엄상백이 재격돌한다. 당시 임찬규가 5⅓이닝 2실점으로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선발승을 수확했다. 엄상백은 4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두 팀 모두 선발이 최소 5이닝을 막아주길 바라고 있다. 만약 뜻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불펜 자원을 다 쓸 예정이다.
김진성, 유영찬 외에 필승조가 부족한 LG는 1~4차전에 모두 출전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3차전에서 5⅓이닝을 던졌던 손주영까지 불펜에 대기시킨다.
KT도 마찬가지다. 준PO 1차전에서 4이닝, 4차전에서 3⅓이닝을 막은 고영표가 등판을 준비한다. 이외에도 KT는 김민, 김민수, 소형준, 박영현 등 구위가 뛰어난 투수들이 많아 벌 떼 불펜 작전 구사가 가능하다.
타선에서는 양팀 모두 잠잠한 중심 타자들이 깨어나야 한다. LG 4번타자 문보경은 4경기 15타수 무안타로 매우 부진하다. 감이 살아나지 않자 염 감독은 3차전 문보경의 타석 때 희생번트 작전을 내리기도 했다.
4차전에서는 볼넷 2개를 고르며 출루에 성공했지만 기대했던 안타는 나오지 않았다. 테이블 세터가 차린 밥상을 문보경이 어떻게 소화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수 있다.
KT에서는 장성우가 터져야 한다. 장성우는 이번 시리즈에서 줄곧 3번타자로 출장했다. 그러나 16타수 2안타로 저조하다. 특히 여러 차례 찬스 때 타석에 섰으나 살리지 못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안타 3개 외에 장타가 없는 로하스의 반등도 필요하다. LG는 펀치력이 있는 로하스와 계속해서 승부를 피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 감독이 타순을 조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