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기대를 모은 지점도 있고, 실제 가을야구와 가까워진 시점도 있었다. 그러나 롯데의 사정은 2024년에도 딱히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롯데는 2024년 144경기에서 66승74패4무(.471)로 또 한 번의 루징 시즌을 보내며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시즌은 아니었다. 딱히 큰 전력 보강이라고 할 것은 없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인 김태형 감독의 부임으로 새 바람을 기대했던 것은 사실이었으나 결국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긍정적인 부분도 찾을 수 있었지만, 한계점도 명확했던 시즌이었다.
수확은 야수진의 정착이다. 이대호라는 거목의 은퇴 이후 중심을 잡지 못하는 경향도 있었던 롯데는 올해 야수 쪽에서 희망을 봤다. 롯데는 올해 144경기에서 팀 타율 0.285로 리그 2위를 차지했고, 802득점으로 득점 또한 리그 3위였다. 팀 OPS(출루율+장타율)도 0.782로 리그 2위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야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손호영을 비롯, 고승민 나승엽 윤동희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202안타를 쳐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새로 쓴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까지 짜임새를 더했다.
시즌 시작까지만 해도 '칠 선수가 없다'는 우려를 모았던 롯데 타선임을 생각하면 1년을 보내면서 확 성장한 대목을 확인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팀 타선 성장으로 이어졌으니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도 기대할 수 있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올 시즌 가장 큰 수확으로 야수 라인업이 어느 정도 정비된 것을 뽑았다. 이제 롯데 타선은 리그의 그 어떤 팀도 무시할 수 없는 이미지를 준 것은 큰 수확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시즌 말미 "야수 쪽이 잘 됐다고 해서 만족할 상황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역시 투수 쪽이 올해 아쉬웠다. 사실 외국인 선수 두 명(찰리 반즈·애런 윌커슨)이 좋은 활약을 한 상황에서 투수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박세웅 나균안 구승민 최준용이 나름대로 자기 몫을 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이 세 선수의 성적이 전반적으로 저조했던 것이 컸다. 여기에 젊은 투수들의 성장도 아직은 더뎠다. 수술을 한 선수도 많아 전력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다.
김 감독은 "올해 생각했던 것보다 투수 쪽이 많이 안 좋았다"고 인정했다. 사실 획기적인 전력 보강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김 감독은 이번 마무리캠프 기간 동안 투수진의 점검을 가장 첫머리로 뽑았다. 김 감독은 "전체적으로 타선과 야수 쪽은 많이 올라온 것 같은데 이기고 있는 경기가 많이 넘어갔다. 내년에도 투수진이 이렇게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똑같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일단 최대한 많은 투수를 실험하고 성장시키며 선수층을 넓혀가는 게 관건이다. 내년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 수많은 선수들이 테스트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김 감독은 이와 더불어 현재 주전 야수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백업 선수들의 성장에도 심혈을 기울일 뜻을 드러냈다. 올해 좋았던 선수들이 내년에 부진할 수도 있고, 부상이 올 수도 있는 만큼 지속 가능한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선수층이 강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 감독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부임 첫해를 정리하면서 "다시 한 번 준비를 해서 그런 게 반복되지 않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도 롯데를 처음 맡아 선수단 전체를 100%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고, 선수들도 지금까지의 지도자 스타일과 달랐던 김 감독의 야구를 100% 이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2년 차에는 그런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겨우내 쉼 없는 행보를 다짐한 롯데의 2025년 성적이 주목되는 이유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