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KT 감독은 8일 수원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 타순에 적지 않은 변화를 줬다. 강백호를 2번, 황재균을 5번으로 전진 배치했다. 그리고 정준영을 좌익수 9번 타자로 선발 기용했다. 주전 김민혁이 몸살 감기다. 이 감독은 백업 외야수 중 정준영의 타격이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
정준영은 “로하스 앞에서 최대한 많이 나가서 찬스를 만들어 달라는게 감독님의 의도라고 생각한다”며 “감독님 의도대로 최대한 출루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 감독은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를 1번에 배치했다. 정규시즌 1번 로하스를 종종 꺼내들었지만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처음이다. 로하스가 ‘강한 1번’의 기대치를 다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하위 타순의 출루가 필요하다.
정준영은 “3차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지만, 뭔가 더 보여주려고 하면 오히려 더 안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지면 끝나는 경기를 계속 치르면서 선배님들도 지쳐있는게 보인다. 오늘 타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앞으로 경기를 위해서라도 더 에너지를 넣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2차전 대타로 나와 깨끗한 안타를 친 천성호는 벤치에서 대기한다. 이 감독은 ‘천성호 선발’도 생각했지만, 일단 대타로 남겨뒀다. 큰 경기인 만큼 수비 생각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천성호는 “사실 엔트리에 들 수 있을 지도 몰랐는데, 감사하게도 넣어주셨다”며 “한 타석, 한 타석이 정말 소중하다. 가지고 있는 걸 최대한 보여주겠다”고 했다. 천성호는 워낙 공격적인 타자다. 초구, 2구 안으로 승부를 많이 보는 편이다. 그러나 준PO 2차전에선 6회 대타로 나와 9구 승부 끝에 안타를 때렸다.
천성호는 “타석이 오랜만이라 처음부터 타이밍 맞히는 건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카운트가 유리하게 가다 보니 공을 많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단기전 접전 승부에서 대타 한 명의 활약이 때로 승부를 가를 수 있다. 시즌 초반 KT 타선을 이끌었던 천성호는 중반 이후 타격감이 떨어지며 후반기에는 출장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런 아쉬움을 가을 무대 한정된 기회를 잘 살려 털어내고 싶다. 천성호는 “2차전 비록 지긴 했지만, 분위기가 워낙 좋다.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